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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한국의 젊은 남성들의 우경화에 주목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한국의 젊은 남성들의 우경화에 주목했다.
ⓒ <폴리티코> 보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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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한국의 젊은 남성들의 우경화를 주목했다.

<폴리티코>는 "젊은 남성들이 한국에서 극우로 기울고 있다. 이는 미국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Young Men Are Swinging Hard Right in Korea. It's a Warning for America)"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는 아이돌그룹 르세라핌의 멤버 허윤진과 관련된 일화로 시작한다. 지난 2월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허윤진은 화장을 받으면서 책을 놓지 않으며 독서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었다. 이후 그가 읽은 책 중 일본 여성의 삶을 그린 소설인 <Breasts and Eggs(한국 번역판 제목은 <여름의 문>)>가 페미니즘 소설이라며 온라인상에서 비판을 받았다.

<폴리티코>는 "방송이 나간 직후 한국의 온라인 포럼은 '페미니스트' 문학을 선택한 그를 맹렬히 비난하는 댓글의 전쟁터로 변했다"며 "한국에서 페미니즘은 이미 수년 전부터 더러운 단어로 낙인찍혔고, 허윤진 또한 그 추종자로 낙인찍혔다"고 전했다.

이어 <폴리티코>는 "걸그룹이 페미니즘에 물들면 지옥으로 보내야 한다", "페미니스트들을 만나면 때려서 불구로 만들겠다" 등의 온라인상 악플을 덧붙였다.
 
"이념적 성별 격차 가장 큰 한국, 윤 대통령이 영향 미쳤다"


<폴리티코>는 "미국, 중국, 영국, 독일, 튀니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채팅방과 거리에서 Z세대가 정치적 노선을 따라 분열하면서 성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젊은 여성은 점점 더 왼쪽으로, 젊은 남성은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젊은이들이 전반적으로 이전 세대보다 더 진보적이라는 통념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매체는 "그러나 젊은 남성과 여성 간의 이념적 격차가 그 어느 곳보다 커지고 있는 한국만큼 이러한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곳은 없으며, 한국 정치의 판도를 바꾸고 한국 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며 한국이 가장 정치적, 이념적 성별 격차가 큰 국가라고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이러한 성별 격차에 윤석열 대통령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매체는 "보수 후보이자 자칭 '반페미니스트'인 윤석열 후보는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성별에 따른 구조적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며 "사실이 아니더라도 한국의 젊은 남성들이 정말 듣고 싶었던 메시지였다"고 평했다.

이어 매체는 "성평등에 관한 한 한국은 대부분의 선진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었지만 윤 후보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뒤처졌다고 느끼고 급격한 성평등 추진에 불만을 품은 젊은 남성들에게 직접 말을 걸었다"며 "젊은 남성들은 윤 후보에 60%에 가까운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고, 0.7%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윤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고 설명했다.
  
2021년 9월 6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비공개 회동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년 9월 6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비공개 회동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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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폴리티코>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여론조사 결과가 밀리자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내세우고 저출산의 원인이 페미니즘이라고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오랜 전통적 가부장제 역사를 가진 한국에서 이러한 발언들이 여론조사에서의 지지도 상승으로 나타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이러한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반페미니즘 행보에 대해 "반페미니즘 선언에 고무된 온라인 커뮤니티는 젊은 남성 유권자들을 윤 후보에게로 이끄는 운동을 이끌었다"며 "윤 후보의 출마는 현대의 성차별주의에서 새로운 단계인 정치인들이 주도하고 무기화 하는 단계가 시작되었음을 알렸다"고 진단했다.

"한국 여성들, 두려움·분노·불안 겪어... 미국도 '일베'같은 극우화 일어나고 있다"

<폴리티코>는 "젊은 한국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두려움, 분노, 불안이 뒤섞인 감정을 듣게 된다"며 "두려움은 폭력의 희생자가 되는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고 분노는 의원들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여성혐오주의자들을 고무시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안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유지될 경우의 한국의 미래를 생각할 때 나타난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미 혼인율은 타격을 받고 있고 남녀 간의 불신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한국인 3명 중 1명만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라며 "이러한 냉소주의에 생계비 위기까지 겹치는 만큼 한국의 출산율이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인구가 계속 감소함에 따라 한때 호황이었던 한국의 경제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리티코>는 미국의 젊은 남성들 또한 페미니즘을 '남성에게 해를 끼치는 것'으로 인식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일부 미국 정치인들은 분노한 젊은이들을 달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을 그러한 정치인의 예시로 들며 "윤 대통령의 연설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수사법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한국의 정치인들처럼, 미국의 정치인들 또한 추종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한다"며 "'일베'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청년들을 극우화시킨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소셜 미디어도 청소년들에게 젠더 문제에 대한 극단적인 서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그:#이념적성별격차, #페미니즘, #반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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