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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산된 시위가 있다. "We are the 99%"라는 구호로 들고 일어난 이들은 1% 금융부자들이 전체 부의 50%를 차지한다는 현실에 저항하는 의미로 들고 일어섰다. 그들과 함께 움직인 인물이 있다. 바로 <필경사 바틀비> 속 바틀비다.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 출판사에서 제작한 필경사 바틀비 표지사진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 출판사에서 제작한 필경사 바틀비 표지사진
ⓒ 그린비 도슨트 세계문학 - 필경사 바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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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는 월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서술자는 변호사로 자신이 겪은 바틀비라는 인물에 대해서 설명한다.

변호사는 월가에서 인정받는 유능한 인물이다. 그의 사무실에는 세 명의 직원이 있는데 각각 니퍼스와 터키 그리고 진저너트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니퍼스와 터키는 각각의 특징이 있다.

니퍼스는 오전엔 고질병으로 일을 못하고 오후에 일 처리를 잘했으며, 터키는 오전엔 일을 잘하다가 오후엔 일을 안 하느니만 못한 인물이었다. 둘은 서로의 부족함을 잘 채워주었고 변호사 사무실은 의외로 잘 돌아갔다. 진저너트는 심부름을 하는 어린아이로 진저너트를 니퍼와 터키에게 가져다줘서 붙여진 별명이다.

어느 날 변호사는 일손이 부족하다 생각하여 필경사를 채용하게 된다. 그리고 채용된 것이 바로 바틀비다. 바틀비는 어떤 정보도 알 수 없었고 그저 주어진 일에만 집중했다. 변호사는 자신의 사무공간 옆에 따로 공간을 내주면서 그를 마음에 들어했다.

하루는 변호사가 바틀비에게 심부름을 시키자 바틀비는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며 변호사의 심부름을 거절한다. 그뿐만 아니라 변호사의 모든 지시를 거부하기 시작한다.

변호사는 처음엔 자신이 관대하게 이해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바틀비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떠라나는 명령조차 거부한 바틀비 대신 자신이 사무실을 떠난다. 변호사가 떠난 사무실에도 바틀비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킨다.

결국 다음 세입자가 바틀비를 신고해 바틀비는 감옥에 가고 만다. 변호사는 감옥에 바틀비를 찾아가고 그를 잘 부탁한다며 주변인에게 돈을 주기까지 한다. 변호사의 노력에도 바틀비는 식사하는 것조차 거부하며 감옥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다.

후에 변호사가 바틀비에 대한 소문을 말하며 아아, 바틀비여! 아아, 인간이여!라고 외치며 소설은 끝이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고용주의 지시를 거부하는 모습이나 철저한 을의 위치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간다는 바틀비의 모습이 이해가 안 되기도 한다. 하지만 변호사 개인의 저항이 아닌 체제에 대한 저항으로 본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바틀비는 아무것도 못하고 죽은 인물로 볼 수 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변호사는 끝내 바틀비를 잊지 못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글을 남기면서 그를 기억하고자 하며 글을 쓴다. 오히려 죽음 이후에 바틀비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된다. 이는 지금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보이지 않았던 누군가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다.

바틀비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앞으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면 또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작지만 강력한 저항자임은 변함없을 것이다. 오늘은 바틀비와 같이 안 하는 쪽을 택해보는 건 어떨까. 

필경사 바틀비

허먼 멜빌 (지은이), 정해영 (옮긴이), 성기현 (해설), 그린비(2024)


태그:#고전, #필경사바틀비, #서평, #허먼멜빌, #바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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