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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호우 피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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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장마철 폭우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도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내린 비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충청북도 보은군의 강우량 집계를 보면 오늘 10일까지 평균 353.0㎜의 비가 내렸다. 이중 마로면이 364.5㎜로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고 삼승면에 361.5㎜의 비가 내린 가운데, 8일 밤에는 전날 내렸던 호우주의보가 해제됐다가 다시 발령돼 호우경보로 승격될 정도로 비가 집중됐다.

특히 낮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던 비는 밤 9시부터 11시까지 참았던 비를 한꺼번에 쏟아내듯 폭우로 변해 주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밤 9시 보은읍과 속리산면, 내북면에 시간당 49.5㎜가 내렸고 이후 빗줄기는 다소 약해졌지만, 밤 10시 시간당 강우량도 마로면 40.5㎜, 삼승면 39㎜가 내리는 등 2시간 동안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비가 퍼부었다.

이로 인한 피해가 크게 확산됐다. 특히 마로면 한중리 백록동마을은 산사태 경보발령에 따라 이 마을 주민 22명 전체가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가 다음날 해제, 귀가하기도 했다.

민원 제기에도 배수로 확인 안 했나
 
 수한면 묘서1리는 농경지 조성을 목적으로 마을 뒤쪽에 개간한 임야 절개지에서 토사가 배수로에 쌓이면서 주택 마당과 밭에도 퇴적되는 등 주민들이 물난리 피해를 입었다.
 수한면 묘서1리는 농경지 조성을 목적으로 마을 뒤쪽에 개간한 임야 절개지에서 토사가 배수로에 쌓이면서 주택 마당과 밭에도 퇴적되는 등 주민들이 물난리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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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은읍 군청입구 사거리 주변 풍취리 쪽 국도가 침수되고 풍취리 진입로와 국도와 연접한 밭이 침수됐다. 또 풍취리 진입로 변으로는 배수로 없어 한꺼번에 빗물이 인근의 논으로 흘러들면서 농어촌 도로변의 흙이 무너져 일부 모가 쓰러지기도 했다.

이 구역의 피해는 고가인 국도 19호선에서 풍취리 방향으로 지방도에 우회차로 1개를 확장, 기존 도로의 배수로를 이설한 것이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해병대전우회 사무실 뒤쪽에서 풍취 방향으로 나 있는 기존 배수로는 종곡천으로 빠지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설한 배수로를 기존 배수로와 붙이면서 종곡천 쪽에 설치해야 했지만 물이 흐르다 꺾이도록 T자형으로 붙이면서 해병대전우회 사무실 쪽에서 직선으로 내려오는 물에 밀려 풍취리 쪽 지방도로 배수로의 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피해가 발생한 것.

이에 대해 충북 도로관리사업소 남부지소 관계자는 "주민으로부터 민원제기가 있었다"며 "현장을 확인하고 피해예방을 위해 개선토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가 하면 수한면 묘서1리는 농경지 조성을 목적으로 마을 뒤쪽에 개간한 임야 절개지에서 토사 유출로 주민들이 물난리 피해를 입었다.

마을 쪽으로 흘러내린 엄청난 양의 토사가 배수로에 쌓이면서 배수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배수로를 통해 흘러야 할 물과 토사가 안길에 퇴적되는가 하면 주택 마당과 밭에도 퇴적되는 등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권길훈(76)씨는 토사가 수로를 막아 빗물이 집안으로 휩쓸려 들어오면서 펌프가 침수돼 하루동안 수돗물을 사용하지 못했다. 또 98세 이순남 어르신은 "8일 밤에 보니까 흙이 마을 쪽으로 쏟아져 내려와 우리집을 덮칠 것 같았다. 나이 많은 내가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그냥 방에 있으면서 마음으로만 발을 굴렀다"며 "집을 치고 들어오지 않아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집 뒤와 옆 임야 개간지와 연접한 곳에 사는 황준하(64)씨는 "7일에 내린 비로 인해서도 임야 개간지의 토사가 흘러내려 수로가 막히고 안길에도 퇴적됐다. 8일 밤에 비가 더 많이 쏟아져서 비를 맞고 돌아다니며 수로 토사를 퍼내고 길에 쌓인 토사도 한쪽으로 밀었다. 하지만 비가 워낙 많이 내리니까 인력으로는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황준하씨는 그러면서 "마을 위쪽 산골의 빗물이 모두 마을 쪽으로 나 있는 좁은 배수로를 통해 거현천으로 내려가게 돼 있다. 배수로를 넓히고 또 수로 내 토사가 쌓이면 준설할 수 있도록 복개가 아닌 개거 형식으로 수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상운 이장은 "거현천으로 빠지는 배수구가 과거에는 하천에서 1m 이상 높은 곳에 있었는데 하천 내 토사가 퇴적되면서 배수구와 하천 바닥이 거의 같아서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다"면서 "하상정리 시 준설을 좀더 깊게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토사 유출, 농경지-축사까지 일부 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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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로 토사가 개인 주택의 창고를 치고 들어와 집 주인이 깜짝 놀랐던 곳이 또 있다.

산림청 국유림관리소가 시공하는 회인면 오동리 임도 개설 구간으로 이곳은 사고가 예견된 곳이다. 집주인인 서기주씨는 임야에서 내려오는 물을 받을 수 있는 배수로가 설치되지 않아, 농경지로 흘러들어가 농경지가 패이기 때문에 임도를 개설하면서 배수로 설치를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8일 오후 9시 이후 집중된 비에 배수로가 없는 임야의 빗물이 서기주씨의 주택 창고 쪽으로 들어오면서 돌과 토사가 퇴적되는 등 자칫 창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었었던 상황이었다.

서기주씨는 주택이나 농경지에 영향이 없도록 임도변 배수로를 설치해달라고 했지만 반영이 안 되고 있다"며 "이번 피해상황을 알려 시행청에서 관계자가 나왔다. 이들에게 배수로 설치를 요구했는데 만족할만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고 답답해 했다.

수한면 거현1리 산 341-1번지 일원도 산사태로 임도가 유실되고 과수원 주변의 배수로가 훼손되고 과수원 경지가 패이고 유실돼 SS기(농약살포기)를 운용하지 못할 처지가 됐다.

제보한 주민에 따르면 "현장을 보니 임도를 개설하면서 자른 나뭇가지 등을 치우지 않고 임도 가에 쌓아뒀는데 이 나뭇가지들이 배수로로 쓸려내려가 배수로를 막으면서 임도가 유실된 것 같다"며 "이로 인해 임야와 연접해 있는 과수원의 배수로에도 영향을 미쳐 배수로가 다 망가지고 과수원 내 사과나무와 사과나무 사이에 큰 골이 패였다"면서 "과수원 내 패인 큰 골로 인해 SS방제기를 사용할 수가 없어 병충해 방제약을 뿌리는 데 크게 지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소하천이 유실된 곳도 발생했다. 매화천은 제방이 토공으로 돼 요즘같이 폭우가 계속되는 강우형태에는 지반이 약해져 유실 우려가 높은 곳이다. 호우경보기간 탄부면 직원들이 면내 순찰을 하면서 제방이 유실된 것을 확인해 농경지 유실까지 이어지지 않고 바로 응급복구가 되도록 했다. 건설과 농업기반팀은 제방유실 구간 등 200m 정도 골재를 채우고 또 재생골재를 담은 톤백 자루를 설치해 유사시 제방유실이 되도록 않도록 했다.

유병수 농업기반팀장은 "토공형태인 매화천 제방은 그동안 정비가 되지 않았다"며 "평각·매화~장암까지 약 2km 정도에 달해 충북도에 건의, 도비를 지원받아 매화천을 정비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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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외면 봉계천도 보청천으로 물빠짐이 원활하지 않아 봉계천 주변 농경지와 축사 등이 일부 침수되고 침수 우려를 낳기도 했다.

곽종열씨는 "봉계천 주변은 해마다 장마철만 되면 침수되거나 침수 우려가 높다"며 "보청천 대바위 4차선 고가도로 교각 주변의 하천 안에 성토한 토사를 퍼내고, 또 학림보 안도 준설하고 보의 수문을 넓혀서 물이 빨리 하류로 내려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0일에도 오전 3시 시간당 최대 회남면 29.5mm, 회인면 28mm가 내리다 오전 4시에는 속리산면이 시간당 18.5mm, 내북면 17mm가 내렸지만 점차 잦아들면서 비는 그쳤다. 또 오전 2시 호우경보로 격상됐던 기상특보는 오전 기준으로 모두 해제됐다. 이번 비에 전국적으로 사망사고 및 주택침수, 도로 및 농경지 유실 등 큰 피해를 입은 것과 달리 보은군은 큰 피해 없이 지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집중호우#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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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사람들>은 2009년 5월 군민 주주 160여명이 참여해 창간한 풀뿌리 지역신문이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롭고 성역 없는 비판을 하되, 결코 권위적이지 않은 신문을 지향한다. 또 공동체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과 함께 하는 신문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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