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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국민건강보험공단 종로지사 사무실(자료사진)
 서울 국민건강보험공단 종로지사 사무실(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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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18일 동성 동반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데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관련 업무 지침을 개정해야 한다. 당분간 현행 유지하겠다"라고 밝혔다.

대법원 판결이 난 다음날인 19일 오전 한 동성 부부는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로 인정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보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어제 대법원 판결 이후 (동성 동반자의) 피부양자 취득 신고가 가능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서류를 준비해서 제출해야 하느냐"라고 직접 문의했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이들 부부에 "업무 처리 지침 개정 전까지 현행 유지하며 동성 간 사실혼 배우자는 피부양자로 취득이 불가함을 안내해드린다. 추후 법령, 업무 처리 지침 개정이 있을 경우 보도를 통하여 안내해 드리니 이점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대법원 판결이 났음에도 업무 처리 지침 개정이 되지 않아 이성 사실혼 관계만 피부양자로 취득 가능하다는 것이다. 
 
 "동성 간 사실혼 배우자는 피부양자로 취득이 불가함을 안내해 드립니다." 한 동성 부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안내 문자 메시지.
 "동성 간 사실혼 배우자는 피부양자로 취득이 불가함을 안내해 드립니다." 한 동성 부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안내 문자 메시지.
ⓒ 페이스북 Candy D Yu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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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해당 업무 지침 개정을 보건복지부와 논의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19일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업무 처리 지침에 대법원 판결이 반영돼있지 않아 해당 부서에서 관련 지침 개정을 검토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보건복지부와 협의해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개정 일정은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업무 지침이 "직장가입자와 그 배우자가 혼인의 의사로 부부공동생활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내용의 인우보증서 제출만으로 사실상 혼인 관계가 소명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혀, "지침 개정"을 고수하는 공단의 입장이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우보증서'란 친인척, 동료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이 보증인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을 기록한 서류로, 김용민씨는 지난 2020년 2월 인우보증서를 내고 자신의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피부양자로 소성욱씨를 등록한 바 있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몇 달 간 소성욱씨의 피부양자 자격은 유지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을 대리했던 대리인단 장서연 변호사는 19일 오마이뉴스에 "국민건강보험공단도 내부적으로 논의해 정리가 필요하겠으나 원고는 사실혼 관계에 준해 인우보증서로 (피부양자로서) 등록이 됐던 것이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의 취지대로 빠르게 조치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변호사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는 사실혼 관계를 증명하는 혼인관계증명서랑 인우보증서만 제출해 신고가 되면 바로 접수한다.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라면 동일한 기준에서 접수가 돼야 하고, 동성 동반자 관계라고 해서 별도로 요구하는 것이 오히려 차별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사랑이 또 이겼다" 동성 동반자 인정한 대법원에 '감격' https://omn.kr/29h7v

#건강보험피부양자#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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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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