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5대 경기도지사(2018.7.-2021.10.) 재임 시절 초대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화영(전 17대 국회의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5대 경기도지사(2018.7.-2021.10.) 재임 시절 초대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화영(전 17대 국회의원).
ⓒ 경기도 제공.

관련사진보기

 
"법리 이외의 이야기를 (검찰에서) 피고인 측에 하지 말아 달라 하면서 검찰이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마무리하겠다."

쌍방울 대북송금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이 선고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 재판장인 문주형 부장판사가 검찰에게 한 말이다.

26일 수원고법 형사1부(문주형 김민상 강영재 고법판사) 주재로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한 2심 첫 공판이 열렸다. 검찰은 미리 준비한 PPT 자료 100여 장을 법정 대형 스크린에 띄운 채 45분 동안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등 항소 이유 요지를 순서대로 설명했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의 구치소 접견 녹취록을 스크린에 띄웠는데, 화면에는 이 전 부지사가 부인 및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재명 대표 만나면 안부 좀 전해달라", "여러분들도 누군가 이렇게 대속을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적혀 있었다.

'대속'이란 '남의 죄를 대신해서 벌을 받거나 속죄한다'는 뜻이다. 검찰은 "이것을 보여드리는 이유가 원심에서 재판 진행 과정에서 피고인이 정치권과 정당 대표를 끌어들여서 재판부 압박을 시도했기 때문"이라면서 "대속이라고 말한 이유는..."이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 순간 재판장인 문 부장판사가 "잘 알겠다"면서 끼어들었다. 문 부장판사는 "법리 이외의 이야기를 (검찰에서) 피고인 측에 하지 말아 달라 하면서 검찰이 더 많이 하는 것 같다"며 "마무리하겠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마지막으로 할 말을 하겠다. 저희가 드리고 싶은 말은 재판이 지연되면 소모적 논쟁 지속, 사회적 갈등이 심화된다"면서 "신속한 재판 이뤄져서 (피고인의) 구속기간 내에 선고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검찰은 실체적 진실은 오로지 법정에서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돼 밝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화영 측 변호인 "항소심 핵심은 리호남... 그때 없었다는 것 확인해야"

이 전 부지사 측은 1심 과정에서 검찰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최근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 공작원 리호남과 관련해 통일부 직원 2인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을 놓고 검찰과 공방이 오갔다. 검찰은 즉각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이분들(통일부 직원 2인) 진술만으로 (리호남의 존재 여부를) 단정할 수 있는지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리호남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건 '리호남을 본 적 있냐', '만난 적 있냐'로 확인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 측은 "2019년 7월 24일 마닐라에서 열린 2차 국제대회 준비안을 보면 대한민국 측 70여 명이 참석하고 북측은 6명, 다른 나라 사람들 200여 명으로 명시됐다"면서 "북한만 정확하게 인원수가 특정된 것은 그만큼 들어오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추후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2일 오후 진행된다.

공판 후 기자들을 따로 만난 이 전 부지사 측 김현철 변호사는 "리호남 부재 이슈는 여러 의미를 가진다"면서 "리호남의 부재만 입증되면 김성태(전 쌍방울그룹 회장) 주장의 신빙성이 깨지기 때문"이라면서 "항소심의 핵심은 리호남"이라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의 주요 혐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2019년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를 쌍방울 그룹이 대신 북한 측에 내게 했다는 것이다. 또 쌍방울 측에서 법인 카드와 차량 등을 제공받고,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도록 했다는 혐의도 있다. 1심 재판 결과는 징역 9년 6개월 유죄였다. 1심 선고를 근거로 검찰은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화영#항소심
댓글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