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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영배 큐텐 대표(사진 오른쪽부터),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위메프, 티몬 미정산 사태 관련 현안 보고에 출석하고 있다.
 구영배 큐텐 대표(사진 오른쪽부터),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위메프, 티몬 미정산 사태 관련 현안 보고에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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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산금 갚을 의지 있나? 없다고 본다. 갚을 재원은? 없다고 본다. 본인 큐텐 지분과 사재 털어 변제하겠다고 하고 불과 8시간 뒤 긴급 회생 신청했다. 미정산금 상환 자체가 불가능한 과정 거치게 돼 있고, 회생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산 절차다. 상환이 원천 차단된다... (중략) 긴급 회생 신청 자체는 미정산금 변제 의지가 없는, 고의 회피를 위한 수단이라고 본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3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티몬·위메프 미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는 여야 가릴 것 없이 모기업 큐텐그룹 오너 구영배 대표에 대한 수위 높은 질타가 쏟아져 나왔다. "의도적 사기 행위"와 같은 지적이 의원들 사이에서 반복됐다. 

금융감독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여야 의원들의 날선 비판을 피하지는 못했다. 특히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핑계대지 말라"며 "이제 와서 규정이 없어 못했다고 하면 금융감독원은 정말로 문닫아야 한다"는 말로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을 강하게 공박했다. 

"모든 걸 다 내놓겠다"는 구영배 대표, 하지만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위메프, 티몬  미정산 사태에 대해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와 파트너,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위메프, 티몬 미정산 사태에 대해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와 파트너,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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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고개 숙인 쿠텐 구영배 대표”진심으로 사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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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구 대표에게 여야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따져 물은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큐텐 그룹 자체적으로 미정산금을 얼마나 변제할 수 있는가', 그리고 '미정산금은 도대체 어디 사용됐는가'였다. 포문은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열었다. 

신장식 "사재 털어 문제 해결한다고 했다. 그리고 오후에 회생 신청했다. 동원 가능한 큐텐그룹 시재(자금)는 얼마인가."
구영배 "죄송스럽게도 그룹 동원 자금은 800억 원 정도인데, 바로 투입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신장식 "그럼 개인 사재는 얼마까지 가능한가."
구영배 "저의 모든 건 회사에 투입하겠다. 큐텐그룹 지분은 38% 갖고 있다. (다 동원할 수 있나고 묻자) 모든 걸 다 내놓겠다."


그러자 신 의원은 큐텐그룹의 미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위시 인수자금 출처를 물었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 등 동원해서 차입했다"고 답했지만, "그 돈이 위시 인수자금으로 가면서 이번 사태가 나온 것 아니냐"는 이어진 질문에는 "한 달 안에 모두 상환했다. 이번 사태와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메프, 티몬  미정산 사태 관련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메프, 티몬 미정산 사태 관련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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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상환 회피이자 사기 행위"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티몬·위메프의 회생 신청에 대해 "진정성이 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고의부도나 폰지 사기 의혹이 있다고 본다"는 입장이었다. 

김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위시 인수나 큐익스프레스(큐텐그룹이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계열사, 기자 주)를 키우기 위해 회사 자금을 유용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구 대표는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구 대표는 "회사 자금을 전용한 적은 없다. 대부분 프로모션을 위해 썼다"고 반박했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 판매 대금으로 계속 돌려 막기 한 것 아니냐"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셀러(판매자) 피해액이 1조 원이 넘을 것 같다고 한다"며 "그 돈으로 자본 확충을 한 것도 아니고 프로모션에 1조 원을 썼다? 지금 농담하는가. 국회가 만만하게 보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훈 국민의힘은 "의도적 사기 행위"로 규정했다. 

김상훈 "변제 상환이 피해자의 절대적 희망사항이다. 구 대표에게는 상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건 의도적인 상환 회피이자 사기 행위라고 본다."
구영배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다만 모든 걸 걸고 이 비즈니스를 키우려고 했다. 단 한 푼도 사익을 위해 횡령한 적 없다. 우리가 상상했던, 상정했던 리스크를 훨씬 더 넘어 사태가 악화됐다. 티몬이나 위메프를 구조조정하거나 합병해서 정상화할 건지 모색하고 있다. 시간을 준다면 정상화 확신한다."

김상훈 "어떤 소비자가 앞으로 티몬이나 위메프를 이용하겠는가? 왜 사기라고 하느냐면, 이들 기업의 자금 사정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점 계약하고 유지시켰다. 고의적인 사기 행위가 내재돼 있었고 이런 사태가 촉발됐다고 본다."
구영배 "최선을 다하겠다. 모든 비판, 책임 추궁, 처벌도 당연히 받겠다. 뒤로 도망가거나 숨을 곳 없다는 거 잘 안다."


"기업 탐욕과 정부 무산안일 합작품... 국회 핑계? 금감원 정말 문 닫아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위메프, 티몬 미정산 사태 관련 현안 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위메프, 티몬 미정산 사태 관련 현안 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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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와 같은 큐텐그룹 측 입장에 대해 불신을 표시했다. 이 원장은 "사라진 1조 원의 행방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현정 의원의 질의에 "큐텐그룹 가용자금 중 외부로 나간 것이 있는지 조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큐텐그룹 쪽에 미상환·미정산 금액이나 신규 유입자금에 대한 별도 관리를 앞서 요청했지만, 하겠다고 하면서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윤한홍 국회 정무위 위원장(국민의힘)이 자금 추적 여부를 묻자, 이 원장은 "가급적 선의를 신뢰해야겠지만 저희(금감원)와의 관계에서 보여준 언행을 볼 때 상당히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들이 있었다"며 "지난주부터 자금 추적 등에 집중하고 있고, 이미 강한 불법 흔적이 드러나 검찰 수사 의뢰를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원장 또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뭇매'를 피하지는 못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머지포인트 사태(머지포인트 운영사가 일방적으로 편의점·대형마트 등 결제를 중단하면서 환불 대란이 일어났던 사건, 기자 주)부터 금감원이 보여줬던 해이한 모습으로 인해 이번 피해가 양산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티몬이나 위메프의 자본 잠식 상태를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무슨 일을 했느냐"고 따져 물었고, 이 원장은 "규제 체계상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날을 세웠다.

유영하 "이 사태는 기업 탐욕과 정부 무산 안일의 합작품이라고 본다. 동의하는가."
이복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유영하 "폰지 사기의 전형적 유형으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사건이다. 그렇다고 해서 금융감독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 책임이 가벼워지는 게 아니다. 자꾸 입법불비라고 얘기하는데. (이 원장이 "죄송하다"고 하자) 국회 핑계 대지 말라. 전자금융감독규정은 행정규칙이다. 전자금융거래법보다 더 강한 규정 둘 수 있다. 그런 노력하지 않았다. 지금 와서 규정 없어서 못했다고 하면 금감원 문닫아야 한다. 정말로."


그러면서 유 의원은 "머지포인트 사태 생겼을 때 조금만 더 신경썼다면 이번 사태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고 본다"고 재차 강조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청문회 개최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강제성을 갖고 자료를 확보해서 진실에 접근하고 문제를 파악해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티메프사태#티몬위메프#이복현#큐텐#구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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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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