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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풍기 조립이 어려운 분들은 현장에서 조립해서 전달한다.
  선풍기 조립이 어려운 분들은 현장에서 조립해서 전달한다.
ⓒ 에너지전환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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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더운 여름철에는 냉방은 어떻게 하세요?"  
"창문 다 열어 놓고, 선풍기 켜요. 근데 선풍기가 약해서... 고마워요, 고마워~ 잘 쓸게요."
"에어컨이 있긴 한데, 너무 오래돼서 안 틀어."
"전기세 무서워서 에어컨 못 켜지. 우리 집이 아니라 마음대로 블라인드도 못 달아."
"여름에는 집이 너무 더우니까 시원한 지하철 타러 나가."
"선풍기 1대 있었는데 고장 나서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지원해줘 정말 고마워요~"  


2024년 7월 마지막 날, 장마가 지나니 지독한 폭염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는 날이다.
에너지전환해유 사회적협동조합은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해 한 달간 모금된 후원금(한 달 만에 약 300만 원을 모금했다)으로 대전지역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선풍기와 대나무 휴지, CXP생분해칫솔, 우리밀 라면 등 넷제로꾸러미를 20가구에 전달했다.
   
폭염에 더 힘든 취약계층, 건강과 안전 위험

대부분 고령자로 1인가구, 장애인 등 기초생활수급자로 대전서구지역자활센터와 대전환경운동연합, 섬나의집의 도움으로 꼭 선풍기 지원이 필요한 분들을 대상으로 냉방용품을 지원했다. 2인 1조 '여름 산타'가 되어 넷제로꾸러미를 들고 일일이 집을 찾아갔다. 에어컨을 켠 집은 단 한 집 뿐이었고, 이날 낮 최고 온도는 37도까지 오른 매우 더운 날이었다.

여름철 폭염은 특히 노약자와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체온 조절이 어려운 이들은 열사병, 탈수증, 심혈관계 질환 등의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되며, 이는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차 밖 외부온도는 37도씨
 이날 차 밖 외부온도는 37도씨
ⓒ 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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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제로꾸러미를 전달하고 간단하게 상황과 필요한 물품 등을 조사하고 있다.
 ▲ 넷제로꾸러미를 전달하고 간단하게 상황과 필요한 물품 등을 조사하고 있다.
ⓒ 에너지전환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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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와 문제는 똑같지 않다, 기후불평등 심각

기후위기는 모두에게 동일한 조건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급변한 기상 이변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불평등한 문제와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번에 만난 주민분들의 대부분이 전기세가 무서워서 에어컨을 못 틀거나 있어도 너무 오래된 에어컨이라 사용을 못 하고 있었다. 폭염 극복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에어컨의 경우, 일반가구에 비해 취약계층은 약 5분의 1 수준으로 설치된 상황이다. 서울연구원이 2020년 발표한 '서울시 저소득가구 에너지소비실태와 에너지빈곤현황'에 따르면 2019년 서울시 저소득 가구의 에어컨 보급률은 가구당 0.18대로 나타났었다.

더 필요한 물품들은 없는지 묻자, "이불이 필요해요, 햇빛을 가릴 블라인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에어컨이 있으면 좋겠어. 온풍기가 있으면 좋겠어, 현금 지원을 더 해주면 좋겠어"라고 하신다. 어떤 곳들은 선풍기 지원을 여기저기 받아서 집에 4~5대씩 있다고 한다. 가구의 구성, 주택형태, 장애유무, 라이프스타일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지원으로 인해 지원을 받는 가구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효율 1등급 에어컨 구매 지원이나 재생에너지(태양광발전 등) 설치, 단열 개선 지원 등 좀 더 효과적이고 주거환경에 맞는 에너지복지와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번에 만난 주민들 모두, 시원하고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기후위기#폭염#에너지전환#취약계층#넷제로꾸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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