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이다. 폭염과 열대야가 참기 힘든 일상이 되어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깊어진다. 긴 폭염에도 부안 해창갯벌에서는 새만금 상시해수유통과 생태계 복원을 위한 미사가 매주 월요일 진행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천주교 전주교구 김회인 신부가 미사 중에 고 김민기님의 '작은연못'을 함께 부르며 "작은 연못 새만금, 넓혀서 우리 대한민국 그리고 이 지구 바로 작은 연못에 불과한 우리 사는 세상 공동의 집"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김 신부는 "수많은 생명이 저마다 풍요를 누리는 가운데 서로의 생명력을 북돋는 일들을 이뤄가는 실마리로서 상시해수유통이 반드시 이뤄지길" 호소했다.
12일 미사에는 조민철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장이 함께 하며 새만금 개발에 앞서 생태계를 살려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이야기 했다. 또 새만금 인근 한빛 원전 1, 2호기의 수명 연장 문제점을 밝히며 새만금과 더불어 위험천만하게 삶을 위협하는 핵발전소 문제를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부정 부패가 마지노선을 넘고 있다"며 "국민 눈치도 보지 않는 엉터리 정권은 처음 본다"며 규탄했다.
미사에 참여한 오동필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장은 해창 갯벌의 옛 모습을 말했다. "예전에 이곳에서 갯벌 한 주먹을 뜨면 돌이 10개가 잡히면 그중 하나는 반드시 바지락"이었다며 해창갯벌의 풍요로웠던 모습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미사가 진행되는 해창 갯벌은 바지락의 주요 생산지였다. 모래와 자갈 위주의 갯벌은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지금도 여전히 8천전 전 모습 그대로다. 십여 분 해창갯벌을 돌아 조개껍질을 주웠다. 금방 한 손 가득 조개껍질이 가득 찼다. 바지락, 백합, 소라, 고둥 종류도 다양하다.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해창갯벌로 오는 길에는 반드시 새만금 간척사업이 진행 중인 매립지를 만나게 된다. 풀들만 가득한 매립지 중간중간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염생식물 군락지들이 보인다. 여전히 염분기가 있는 갯벌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여름을 나는 백로와 가마우지, 저어새도 종종 관찰할 수 있다. 운이 좋다면 거대한 황새가 머리 위를 날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매주 월요일 폭염을 뚫고 100여 명의 사람들이 해창갯벌에 애써서 모이고 있다. 떨어지는 땀방울, 기도로 모아지는 정성으로 아직 바다를 기다리는 많은 존재들에게 하루빨리 바닷물이 가닿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미사는 11월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