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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산문화원 광산오카소리앙상블 회원들
 광산문화원 광산오카소리앙상블 회원들
ⓒ 광산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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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광산구 송정동 광산문화원 2층 강당에 얼마 전 별세한 고(故) 김민기씨의 '상록수' 멜로디가 가득 울려 퍼졌다. 오카리나에서 흘러나온 아름다운 화음이 듣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음악을 연주한 주인공은 '광산오카소리앙상블' 회원들. 광산오카소리앙상블은 임소엽 강사의 지도로 박인숙 단장, 김복휘 총무와 30명의 단원이 함께 오카리나로 천상의 하모니를 만드는 동아리이다. 또한 힐링이 필요한 이들에게 악기연주와 재능봉사로 광산의 멋진 문화를 알리고 있다.

오카리나는 '작은 거위'라는 뜻으로 19세기 후반 이탈리아 주세페 도나티가 고안한 악기이다.흙으로 빚거나 나무를 깎아 만들며 리코더와 같은 원리로 소리를 낸다. 부드럽고 맑은 소리가 나면서도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오카리나 불며 마음의 위안 얻게 돼"

광산오카소리앙상블은 2017년 음악강사 임소엽씨가 광산문화원에 개설한 이래 7년째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임 씨는 광산문화원의 요청으로 생활음악 강좌를 맡게 되었는데,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오카리나를 선택, 음악으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고 있다. 2017년 4월 첫 개강 때 회원이 4명에 불과해 자칫 폐강될 뻔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12명으로 늘어 오늘날까지 순항하고 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회원이 증가해 현재 중급반(17명)과 기초반(14명) 2개 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업 시간은 중급반은 금요일 오전 10시~12시, 초급반은 수요일 오후 2시~3시 30분까지 진행된다.

회원 구성은 60대 이상 실버세대가 주축으로 대부분 여성이고 남성은 한두 명이다. 인생의 연륜이 깊은 만큼 오카리나와 인연을 맺게 된 동기가 저마다 다양하다.

박인숙 단장(66)은 원래 통기타 강사였으나 오카리나 매력에 빠져 지금껏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박 단장은 "오카리나 소리가 좋아 배우기 시작했는데 할수록 심취하게 돼 앞으로도 계속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빠르고 경쾌한 노래보다는 은은한 노래가 좋다는 그녀는 "'당신은 모르실 거야', '바위섬' 같은 노래를 즐겨 연주한다"고 취향을 밝혔다.

남명숙 회원(67)은 "일에 파묻혀 살다가 자녀들이 출가하고 혼자 남겨지게 되니 문득 공허한 마음이 들었다"며 "지인이 혼자 사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조언해서 오카리나를 배워보기로 했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외로울 때 혼자서 오카리나를 불면 마음에 위안을 얻게 돼 기쁘다"고 예찬론을 피력했다.

회원 가운데 가장 젊은 김복휘 총무(53)는 기타를 배우다가 오카리나 소리가 예뻐서 광산오카소리에 합류했다. 그녀는 "언니들과 함께 어울리며 연주하다 보면 저절로 행복해진다"고 소감을 말했다. 곽성숙 시인의 시를 노랫말로 박재광 작곡가가 만든 곡을 내년 1월에 연주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초급반 김광석(62)씨는 "교통방송을 청취하던 중 오카리나 연주 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워 배워보고 싶은 충동을 일어 작년 10월 등록했는데 배울수록 음색에 빠져든다"고 말했다. 김광석 씨는 "음악 봉사를 위해 하모니카와 섹소폰도 연습 중이다"며 "마음에 맞는 사람과 합주단을 결성해 소외계층을 찾아가 위로와 용기를 불어넣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절절한 사연을 말하는 이도 있다. 장영선(62)씨는 "화병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며 한 달 사이에 체중이 10㎏이나 줄었다"며 "병원에서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데 오카리나를 배우면서 건강이 회복되고 이제는 체중이 5㎏이나 불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임소엽 강사는 "오카리나가 자신의 인생과 연결되고 관계 속에서 승화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며 "악기 하나로 박수와 축하를 받고 자존감을 높이고 성취감을 얻게 된다"고 오카리나의 매력을 소개했다.

정기 콘서트에 수상 실적까지

광산오카소리앙상블은 탄탄한 팀웍과 화음을 바탕으로 여러 무대에서 관중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광산문화원 3층 공연장에서 정기적으로 '희노애락' 콘서트를 열고 있으며, 용아생가 '생생문화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5.18 기념문화관 '오카리나 사랑음악회', 광주 북구 문화센터 '힐링콘서트', 광주 남구 시니어센터 '샤이니스타를 찾아라'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충남 금산문화원 초청 공연에도 참여해 하모니카와 오카리나 합주로 관중을 매료시켰다.

멋진 앙상블을 통한 수상 실적도 화려하다. 2018년 용아문화제에서 용아 시를 노래로 만들어 연주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또 2019년 광주김치축제에서 인기상을 차지했으며, 서울에서 개최된 전국생활문화축제에 광주 대표로 뽑혀 기량을 맘껏 뽐내기도 했다.

광산오카소리앙상블은 오는24일 광주음악협회 주관 생활음악경연대회를 앞두고 무더위에도 아랑곳 않고 맹렬히 연습 중이다. 임소엽 강사는 "오랜기간 함께 합주를 하면서 한떨기 꽃으로 완성돼 가는 것을 느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생활문화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니즈를 담아낼 수 있도록 좋은 강사를 섭외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시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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