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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를 다녀왔다. 이번을 기회로 대만을 좀 더 깊이있게 살펴보고자, 미리 대만 헌법을 읽어보고 여행을 시작했다.

 대만의 총통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김영삼 정권 시절 일본이 지은 총독부를 철거하고, 광화문 자리를 복원했다. 반면 대만은 식민지 시절 사용된 총독부의 이름을 총통부로 변경하고, 지금은 대만의 최고지도자인 총통의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대만 헌법 제35조: 총통은 국가의 원수이며 대외적으로 중화민국을 대표한다.)
 대만의 총통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김영삼 정권 시절 일본이 지은 총독부를 철거하고, 광화문 자리를 복원했다. 반면 대만은 식민지 시절 사용된 총독부의 이름을 총통부로 변경하고, 지금은 대만의 최고지도자인 총통의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대만 헌법 제35조: 총통은 국가의 원수이며 대외적으로 중화민국을 대표한다.)
ⓒ 여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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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근대사는 1894년 청일전쟁의 결과로 대만이 일본으로 할양되면서 시작되었다. 근대시기 일본은 대만을 식민지로 삼으면서, 타이베이 지역에 식민지를 통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건물을 건설했단다.

그래서인지 오늘날에도 총통부, 대만은행, 국립대만박물관과 같은 건물들이 남아 있다.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이 패망하면서, 일본은 대만에서 물러났다. 다만 오늘날 대만은 일본과 경제적인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타이베이 시내에서 보이는 상당수의 차량이 일본산 차량들이었다.

대만의 국기 대만의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하자, 대만 국기가 공항에 걸려있다. - 대만 헌법 제6조 중화민국 국기는 붉은 바탕에 왼쪽 상단에 청천백일(?天白日)이 있다.
▲ 대만의 국기 대만의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하자, 대만 국기가 공항에 걸려있다. - 대만 헌법 제6조 중화민국 국기는 붉은 바탕에 왼쪽 상단에 청천백일(?天白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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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정식 국호는 중화민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화민국이라는 국호보다는 대만 또는 타이완이라는 용어에 익숙하다. 중화민국의 건국자는 쑨원으로 평가된다. 쑨원의 호는 중산이다. 그래서인지 타이베이에는 중산당, 중산초등학교와 같이 중산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시설물이 많다.

특히 타이베이 101건물 근처에는 쑨원을 기리는 국부기념당이 있다. 쑨원은 지난 1911년 신해혁명을 이끌면서 중국 역사상 최초로 공화국을 건설했다. 대만에서는 이를 기념해서 1911년 민국 1년으로 표기한다. 그러므로 2024년을 민국 113년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특히 쑨원의 삼민주의는 중화민국의 건국의 이념이 된다. 삼민주의는 민족주의, 민권주의, 민생주의의 3원칙으로 구성된다.

중화민국은 지난 1947년 1월 1일 헌법을 공포했다. 특히 중화민국 헌법의 전문에는 "쑨원의 중화민국 건립 유훈에 따라 국권을 공고히 하고 민권을 보장하며 사회 안녕을 다지고 인민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하여 이 헌법을 제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대만 헌법 제1조는 중화민국은 삼민주의에 입각하여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공화국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국권, 민권, 민생을 뜻하는 삼민주의는 오늘날 대만의 헌법 이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실제로 타이베이 시내에서 도로 이름이 민권로, 민생로처럼 삼민주의의 이념으로 표기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초창기 불안했던 대만의 질서

초창기 대만의 헌정질서는 상당히 불안했다. 지난 1949년 5월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배하여, 대만으로 이주한 국민당 정권은 대만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대만 총통 장제스는 냉전의 상황에서 미국의 지지를 받으며, 대만에서 독재정치의 형태로 국가를 통치했다. 불행히도 대만에서는 장제스가 사망한 이후에도 국민당 정권의 독재가 이어졌다. 지난 1987년이 되어서야 그나마 계엄이 해제되었다.

대만의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공간은 중정기념당 앞에 있는 자유광장이다. 한편 중정은 장제스의 호이다. 그러므로 장제스를 기념하는 공간이 바로 중정기념관이다. 최근엔 중정기념관의 이름을 대만발전기념관으로 변경하자는 논의가 있다(대만 헌법 제14조 인민은 집회 및 결사의 자유가 있다).

 자유 광장
 자유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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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주화 운동의 결과로 지난 1992년에는 총통을 국민들이 선거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헌법이 개정된다. 마침내 지난 1996년에는 대만에서 최초로 총통을 국민들의 선거로 선출하였다.

오늘날에는 공정한 선거제도뿐만 아니라 국민주권, 권력분립, 지방자치제도, 사법심사제, 사법부의 독립과 같은 현대입헌주의의 중요한 사항들이 대만에서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만의 헌법을 한번 읽어보고, 대만을 여행해보자. 대만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고 본다.

#대만헌법#자유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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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힘이 되는 생활 헌법(좋은땅 출판사) 저자, 헌법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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