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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동동 떠있는 소바가 먹고 싶어 의령에 갔다. 전통시장 곁에 있는 단골식당에서 소바를 한 그릇 먹고 망개떡까지 사서 나오는데 읍내 여러 곳에 신번문화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천년의 한지(韓紙), 가야금 선율에 물들다'라는 주제로 9월 6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축제에서는 한지 관련 전통놀이와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의령은 가야금을 만들고 연주한 신라의 음악가, 우륵이 출생한 곳이기도 하다.

의령에 자주 드나들면서도 의령이 한지의 본고장이라는 사실을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한지를 만드는데 평생을 바쳐 일흔이 넘은 신현세 옹은 2021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단단한 유리창 못지않은 완벽한 단열 효과와 먼지를 여과해 공기정화에 탁월한 기능을 보이는 한지는 겨울철 답답한 실내 환경을 개선시키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기사를 언젠가 본 적이 있다.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소중한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고맙다.

 의령 테마파크에 핀 가우라 꽃
 의령 테마파크에 핀 가우라 꽃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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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모양이 나비가 앉은 모습과 닮아 나비바늘 꽃이라고도 불리는 가우라 꽃은 여러해살이풀로 연분홍, 또는 흰색으로 핀다.
 꽃 모양이 나비가 앉은 모습과 닮아 나비바늘 꽃이라고도 불리는 가우라 꽃은 여러해살이풀로 연분홍, 또는 흰색으로 핀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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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에 오면 종종 들르는 역사문화테마파크를 찾았다. 남강변에 조성해놓은 테마파크공원에는 가우라 꽃이 많이 피어있다. 꽃모양이 나비가 앉은 모습과 닮아 나비바늘꽃이라고도 부른다. 여러해살이 풀로 연분홍, 또는 흰색 꽃을 피운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가우라 꽃이 참 예쁘다. 한 쪽에는 여러나라의 돈모양을 본뜬 조형물이 서있다. 서툰 글씨로 '태권도대회에서 1 등을 하게 해주세요, 라고 쓴 쪽지가 매달려 있다.

바로 앞 강물에는 솥바위가 떠있다. 솥바위를 중심으로 반경 20리 안에는 부귀가 끊이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왔는데 실제 반경 20리 안에서 여러 대기업 창업주가 출생하여 전설이 현실이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솥바위
 솥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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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솥바위의 기운이 가장 좋은 자리에 설치해둔 원형 동판
 솥바위의 기운이 가장 좋은 자리에 설치해둔 원형 동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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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소원을 빌고 있다. 바위의 기운이 가장 좋은 자리에 지름 80cm, 무게 40kg의 동판을 설치해두었다. 나도 괜히 동판 위에 한 번 올라가 보았다. 올해 리치리치 페스티벌은 10월 3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바로 곁에 있는 의병광장도 둘러보았다. 곽재우 장군이 마치 적진을 향하듯 칼을 높이 들고 서있다. 장군을 도왔던 열 일곱 장군들, 그리고 일본군과 맞서 싸우는 모습의 부조상이 있다. 광장이 있는 곳은 의령의 관문 정암진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난1592년, 최초로 의병이 일본군과 싸워 승리한 정암진 전투가 있었던 곳이다.

 여러나라의 돈모양을 만들고 의령 출신 기업가들의 이력도 적어 두었다.
 여러나라의 돈모양을 만들고 의령 출신 기업가들의 이력도 적어 두었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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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리로 일본군의 전라도 진격을 막고 보급로를 차단하였으며 의병의 자신감을 북돋워 장군을 중심으로 의병들이 규합되는 게기가 되었다. 오로지 나라와 백성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일본군과 맞서 싸웠던 장군의 굳건한 마음이 새삼 귀하게만 여겨지는 요즘이다.

 남강변 언덕에 있는 정암루
 남강변 언덕에 있는 정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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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미파크에서 바라본 의령관문과 곽재우장군 동상
 테미파크에서 바라본 의령관문과 곽재우장군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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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가우라꽃#한지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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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과 객창감을 글로 풀어낼 때 나는 행복하다. 꽃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 삽상한 가을바람 한 자락, 허리를 굽혀야 보이는 한 송이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날마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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