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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조 발언 중인 (왼쪽부터) 장혜영 전 정의당 국회의원,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기조 발언 중인 (왼쪽부터) 장혜영 전 정의당 국회의원,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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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전 정의당 국회의원,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구성된 '디지털 성폭력에 함께 분노하는 정치인들'이 5일 오후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딥페이크 성폭력 박멸을 위한 긴급토론회 : 정치, 이번에는 제대로 해결하자!'를 주최했다. 100여 명의 시민들이 현장을 찾았으며, 온라인 생중계에도 200여 명의 시청자들이 모였다.

교사‧학생‧보호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성범죄 가해자들의 상당수가 10대 청소년인 걸로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관련 기사 : 딥페이크 범죄 10명 중 7명이 '10대'... 학부모들 "정부대책 세워라" https://omn.kr/2a239), '지인 능욕'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가족, 친구, 교사 등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왔다는 사실에 많은 학교와 가정의 여성들이 불안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장 전 의원은 "학교 현장에 계신 분들이 정말 많이 와주셨다"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책임을 단지 일선 학교에 계시는 교사분들께만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청소년들이 타인을 존중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 정치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를 비롯해 정치권에서 여러 대책을 뒤늦게 논의하고 있지만, 일관성이 없다"며 "반여성 포퓰리즘을 이용하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이야기하고, 여성에 대한 구조적인 차별이 없다는 입장을 계속 반복하는 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대책들"이라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텔레그램 n번방을 파헤친 추적단불꽃의 활동가이기도 했던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n번방으로 많은 청소년이 피해자가 된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사회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관련 기사 : "N번방이 겹지인방으로 진화할 때 국가는 무엇 했나" https://omn.kr/2a0bm)"며 "많은 청소년이 디지털 성범죄의 가해자가, 또 피해자가 되고 있다.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언제 피해에 놓일까 불안해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브라질, 독일, 인도 등 텔레그램에 벌금을 부과하거나 법적인 대응을 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11개국 이상"이라며 "정부는 국민을 보호하고 범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텔레그램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악'으로만 볼 수는 없다"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되 주요 범죄는 막을 수 있는, 적절한 선을 찾는 것이 정부가 해결할 과제"라고 요구했다.

"구조적 젠더 기반 폭력 막을 수 있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 필요"

 5일 오후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딥페이크 성폭력 박멸을 위한 긴급토론회 : 정치, 이번에는 제대로 해결하자!’가 열렸다.
 5일 오후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딥페이크 성폭력 박멸을 위한 긴급토론회 : 정치, 이번에는 제대로 해결하자!’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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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학교 교육 과정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한다"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판적 사고 능력, 정보 분석 능력, 디지털 윤리 의식 함양 등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미 가해자가 돼버린 상황에서, 마땅한 처벌이 필요함과 동시에 이들을 평생 사회에서 격리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에 처벌 이후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면서 '회복적 정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가해자가 진심으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피해자의 회복을 위해 함께 책임질 수 있도록 교육 및 재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는 원하영 고대문화 편집위원, 김수진 초등성평등교사모임 아웃박스 교사,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정지혜 <세계일보> 기자,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 등이 모여 대화를 나눴다. 배우 손수현과 4년 전 딥페이크 성폭력 피해를 직접 겪은 피해자도 각각 영상과 글을 보내 참여했다.

이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무방비적으로 노출된 현 상황에 분노하며 그동안 성범죄를 별것 아닌 일 취급해 온 사회 문화를 비판했다. 김수진 교사는 "학교에서 말하는 폭력예방교육에는 '성폭력'이 없다. 왜 성범죄 피해자의 대다수는 여성인지, 디지털 성범죄가 '젠더 기반 폭력'인지 말하지 않는다"며 "그러는 동안 교사들은 핸드폰 번호를 감추고, 졸업 앨범에 사진을 싣지 않는 게 최선이라 여겼다"고 한탄했다.

백운희 활동가도 "성평등 교육 지우기가 성착취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면서 "정권이 바뀌고 그나마 어렵게 만들어 놓은 성평등의 토양을 황폐화하려는 백래시가 몰아닥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섯 달 넘게 여성가족부 장관을 임명 안 하는 대통령, 강간죄 개정 반대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학교 내 성폭력 전수조사와 학생인권법 제정에 반대한 관료들, 포괄적 성교육과 청소년 성평등 교육을 막은 기독교 혐오 세력 등을 그 예시로 들었다.

 장혜영 전 정의당 국회의원,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참가자들과 함께 ‘딥페이크 성폭력 박멸하라’, ‘정치가 해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장혜영 전 정의당 국회의원,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참가자들과 함께 ‘딥페이크 성폭력 박멸하라’, ‘정치가 해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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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언론[창]에도 실립니다.


#딥페이크#디지털성폭력#장혜영#박지현#미디어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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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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