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화초중고등학교 현관
인화초중고등학교 현관 ⓒ 이완우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의 서거석 교육감은 지난 6월부터 전북 14개 시군을 차례로 방문하여 교육 관계자들과 지역 교육 현안과 교육 정책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임실교육지원청의 학력인정 인화초중고등학교(교장 김태수)를 방문하여 학생들과 공감 토크를 진행했다. 이날 전북교육감은 학력인정 학교의 실태를 파악하고, 학생들과 소통하며 만학도들의 학교 생활 현황과 고충을 들었다.

이 학교는 2007년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로 지정 개교했다. 초등학교 4년제, 중학교 2년제, 고등학교 2년제의 학제로 재학생은 140명이다. 재학생의 평균 연령이 72세로 향학열이 높으며, 임실 남원 순창 장수 진안 전주 곡성 구례 등의 지역에서 만학도들이 통학하고 있는 전북 동부 지역에서 유일한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학교이다.

이 학교는 아침 8시 30분에 첫 수업이 시작되어 12시 55에 수업이 종료되고 하교한다. 임실 관촌과 남원시까지 학교 버스가 2대 운행된다. 학생들은 학교에 오기 위해 아침부터 승용차, 열차와 학교 버스 등 다양한 교통편을 이용하여 등하교한다. 남원 시내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는 학교 버스는 남원 보절면, 장수 산서면, 임실 지사면을 거쳐 학생들을 태우고 학교까지 2시간 걸려 8시 30분 직전에 학교에 도착한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또 2시간 넘게 걸려서 집에 도착하면 점심 식사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한 학생은 전주시 흑석골에서 새벽 6시에 20분을 걸어서 전주 좁은목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임실군 관촌면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기다렸다가, 이 학교의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까지 거리 40여 km를 2시간 넘게 걸려서 학교에 오기도 한다. 이 학생은 학교가 끝나고 학교 버스와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걸어서 집에 도착하면 오후 3시가 넘어서 점심을 먹는다.

 인화초중고등학교 강당
인화초중고등학교 강당 ⓒ 이완우

이 학교 재학생들이 '교육감과 함께하는 학력 인정학교 공감 토크'를 위해 에어컨 없이 선풍기가 무더위를 식히고 있는 강당에 모였다. 전북교육청 서거석 교육감과 실무자들, 남궁세창 임실교육지원청 교육장, 학교 재단 이진로 이사장, 박정규 전북도의회 의원과 여러 교육청 관계자가 참석했다.

공감 토크가 시작되었다. 교육감이 만학도 학생들에게 "이제 연로하니까 담배도 줄이거나 끊고 건강에 관심을 가져 건강하시라"는 덕담을 했다. 한 학생이 "우리들은 어린(?) 학생이어서 담배 피우면 안 돼요"라며 큰소리로 답변하자, 강당 안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인화초중고등학교 교육감과 함께하는 학력 인정학교 공감 토크
인화초중고등학교 교육감과 함께하는 학력 인정학교 공감 토크 ⓒ 이완우

학생들은 학교가 고맙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람을 찾아갈 학교가 있어서 마음 벅차단다. 이렇게 나이 들었는데 반갑게 맞아주는 학교가 있어 고맙다면서 눈시울을 붉힌다. 학생들이 내놓은 제안의 내용은 학교 시설의 개선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학교의 김창선 교사가 말했다.

"우리 학교 실정으로 학교 버스가 부족합니다. 전주 등 원거리에서도 운행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합니다. 학교 운영비를 재학생 숫자로 계산해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학교처럼 학급 숫자로 학교 운영비를 지원해주면, 안정적인 교육 환경이 조성되겠습니다."

이 학교는 오래 전에 폐교된 오수 서초등학교의 건물을 활용해서, 학교에 처음 온 사람들은 '이런 시설이 지금도 있느냐'며 놀란다. 시간과 세월이 멈춘 듯한 추억의 옛 학교 건물이고 시설이다.

 인화초중고등학교 교육감과 함께하는 학력 인정학교 공감 토크
인화초중고등학교 교육감과 함께하는 학력 인정학교 공감 토크 ⓒ 이완우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말했다.

"배우는 분들 중심으로 좋은 교육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렵게 결단하여 학교에 다니시는데 졸업 잘하시고요. 건강 관리 잘하시고 행복하게 여생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와 우리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과 임시교육지원청은 항상 이 자리에 계신 아버님 어머님을 응원하겠습니다."

이 학교가 개교한 이래 전라북도교육청 교육감의 학교 방문은 최초였다. 젊은 시절에 자녀들의 학부모가 되었고, 수십 년이 지나서 만학도로 학교에 다니는 이 학교 재학생들에게도 자긍심을 심어주는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인화초중고등학교 아침 전경
인화초중고등학교 아침 전경 ⓒ 이완우

#전북교육청공감토크#인화초중고등학교#학력인정학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화관광해설사입니다. 향토의 역사 문화 자연에서 사실을 확인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여행의 풍경에 이야기를 그려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