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퓨리서치센터에서 세계 17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무엇이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가'를 조사한 결과(2021) 대부분의 나라가 '가족'이라 답할 때 한국은 '물질적 풍요'를 꼽아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작년에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의 샘 리처드 교수가 수업 중 이를 학생들에게 다시 물었고, 그 중 한국인 학생의 답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이 말하는 물질적 풍요는 엄청난 부자가 되거나 '나혼자 잘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의미라고 대답한 것입니다. 또한 해당 리서치에 답한 세대가 1950년대에 전쟁을 겪으며 가족을 잃고 가난에 힘들었기 때문에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그렇게 말했을 거란 의견이었습니다.
가족의 형태가 바뀌고 규모가 축소되었어도 여전히 화목하고 행복한 가족은 많은 가치보다 우선되고 있습니다. 어린이가 생각하는 행복 조건의 1위는 '화목한 가족'이고, 10대 학생들은 '건강한 몸'과 '화목한 가족'을 행복의 조건으로 여깁니다. 5060세대도 '행복한 가족'을 추구하며 이런 경향은 가족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대명절을 지내면 더 깊어지기도 합니다.
▲가족의 형태가 바뀌고 규모가 축소되었어도 여전히 화목하고 행복한 가족은 많은 가치보다 우선되고 있습니다. ⓒ Pixabay / s05prodpreside
'서울 학생 가치관 조사 연구(2024,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에서 초·중·고등학생은 '미래 내가 행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에 대해 26.7%는 '몸이 건강한 것', 20.3%가 '화목한 가족을 만드는 것'이라 응답했습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이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7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39%가 행복의 조건으로 '화목한 가족'을 꼽았습니니다. 받고 싶은 선물에는 20%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화목한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 가족들 간의 대화는 많지 않습니다. '가족 간 대화 실태(2023, 인트루트)' 설문조사 결과는 현대인의 65.3%가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 1시간 미만이라고 말하며, 가족과 떨어져 사는 사람은 하루 1시간 소통하는 사람이 겨우 10% 정도였습니다. 다른 조사에서는 직장인들은 하루에 30분도 채 가족들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임팩트피플스에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5060세대도 행복한 가족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화(37.5%), 자주 보고 만나는 것(18.9%)이 가장 중요하고 답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가족 간 가장 많은 대화가 오가는 시간은 식구들이 둘러앉는 식사시간이었지만 맞벌이와 학원, 학업, 직장 등 각자의 사정으로 어려워졌고, 가족이 함께 모인다 해도 스마트폰을 한다거나 TV, 유튜브 등 콘텐츠 시청이 절반 이상(54%)이니 일상의 대화조차 쉽지 않습니다.
가족과의 짧은 대화와 소통의 시간이 더 소중해진 지금, 우리는 행복한 가족을 위해서 어떤 대화를 얼마나 나누고 있을까요? 행복한 가족이 되기 위한 수많은 대화법이 말하는 핵심만 정리하여 전달해드립니다.
▲가족과의 짧은 대화와 소통의 시간이 더 소중해진 지금, 우리는 행복한 가족을 위해서 어떤 대화를 얼마나 나누고 있을까요? ⓒ Unsplash / Jessica Da Ro
소소한 일상대화로 소통습관 만들기
여러분은 가족들의 음식 취향, 좋아하는 계절, 요즘 즐기는 취미들을 바로 말할 수 있나요? 가족 간의 소통이 소소한 일상적인 대화에서 시작되는 만큼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안부를 묻는 대화는 서로의 하루를 나누고 이해할 수 있게 하며 미묘한 갈등을 해결하고 가족 구성원들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복되는 출퇴근시간이나 점심식사 후 돌아가는 길, 잠깐의 시간 동안 가족과의 대화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대화에 집중하기
때론 대화에서 말로 표현되지 않는 몸 언어, 표정, 제스처 등이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상대방과 나의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집중한다면 솔직하고 열린 대화에 집중해 보세요.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장벽을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시도하기
가끔은 각자의 스트레스와 일정, 멀어진 거리로 가족 간 대화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 사정과 일상의 바쁨을 핑계로 가족과의 대화는 미룬 채 친구들과는 카톡을 하거나, 오늘 먹은 점심은 SNS에 업로드하고 있지는 않나요? 가족 단톡방을 만들고 더 쉽게 일상을 공유해보세요. 디지털 소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가족 구성원들끼리 소통하고 소식을 나누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더이상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소통을 위한 활동 함께 하기
어떤 대화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소통과 대화에서 멈추지 않고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야외 활동이나 취미를 만들어 함께 해 보세요. 처음은 어려울지 몰라도 함께하는 활동을 계획하고 점점 경험해 갈수록 우리 가족에게 더 많은 이야기와 활력으로 돌아옵니다.
결국 화목한 가족은 작은 대화에서 비롯됩니다. 대화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짧더라도 진심으로 소통하는 관계를 만들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행복한 가족을 위한 가장 중요한 핵심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