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해외로 인수합병될 위기에 처했다. 울산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에 120만 울산시민의 힘을 보여 달라. 그 길에 1600명 울산광역시 이장·통장이 한마음으로 동참하겠다." - 이·통장협의회
"MBK 파트너스는 적대적 인수합병을 정상적인 경영권 인수로 포장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주장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지난 50년 간 울산과 함께 성장해 온 고려아연이 MBK와 영풍에 인수되면 구조조정, 투자 축소, 고용 감소 등 울산 지역 경제에 미칠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 여성경제인연합회
고려아연의 파트너사 영풍이 사모펀드 MBK와 합작해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서자 울산 각계가 "향토기업 고려아연을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6일엔 울산지역의 이·통장협의회, 여성경제인연합회, 울산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등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들에게 고려아연 방어권을 위한 주식 사주기를 호소했다.
이들 울산지역 단체들이 잇따라 항토기업 합병반대에 나선 것은 왜일까? 그동안 사례로 봐 이번 고려아연 주식 공매가 시민들에게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오후 2시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울산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의 주장은 이를 대변한다.
이들은 "MBK 파트너스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무분별한 사업재편, 인력구조조정, 신사업 투자 축소 등 그간 쌓아온 고려아연의 기업경쟁력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기업의 경영권 분쟁 문제를 넘어 울산의 미래를 흔들고 국가적 경제주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울산 구성원들의 외침과는 달리 당사자인 MBK 파트너스는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각 단체들의 '합병 반대' 기자회견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25일과 26일 국내 경제지에는 "MBK 파트너스는 26일 주식시장 개장 전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66만 원보다 13.6% 높은 75만 원 안팎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정정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한 단체의 구성원은 "울산에서 이처럼 고려아연 합병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는 것은 그동안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한 후 실제로 벌어진 구조조정이나 부지 매각 등의 실상을 봐왔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역에서 이렇게 반대여론이 들끓어도 눈도 깜짝하지 않는 자본세력을 보면서 울산시민으로서 오히려 오기가 생긴다. 더 거센 반대 여론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