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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에서 시작에 앞서 "핵발전소 수명연장, 신규 건설 결사반대" 등을 주장하며 단상을 점거했다.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에서 시작에 앞서 "핵발전소 수명연장, 신규 건설 결사반대" 등을 주장하며 단상을 점거했다.
ⓒ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백지화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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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 시작 전 공청회장 단상에는 이 같은 내용의 손팻말을 든 기후·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올라섰다. 경찰은 이들을 제지하다가 활동가 18명을 연행했다.

이날 공청회는 11차 전기본 수립과 관련해 국민 여론과 이해관계자·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된 자리다. 전기본은 정부가 국가 중장기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2년 주기로 수립하는 계획이다. 향후 15년 동안 적용할 전력 수급 기본 방향과 장기 전망, 발전 설비 계획, 전력 수요 관리 등의 내용을 담는다.

산업부는 지난 5월 11차 전기본 실무안을 공개한 뒤 관계 부처와의 협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 11차 전기본은 공청회 이후 국회 보고를 비롯한 절차를 거친 뒤 확정될 예정이다. 시민사회는 11차 실무안이 크게 확대된 전력 수요 전망을 담고 있는 데다, 경제성·안전성 측면에서 논란이 있는 원전 확대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11차 실무안을 폐기하고 재수립할 것을 요구해 왔다.

산업부, "고준위 방폐물 처리 계획" 질문에 '원론적 답변'만
전기본 총괄위원장 "원전 위험하면 체코가 우리한테 원전 왜 샀겠나"
환경단체 "구체적 계획 안 보여"

이날 정부가 제시한 전기본 정부안도 지난 5월 발표된 실무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환경단체 활동가는 "더 구체적인 계획이 나왔어야 하는데 5월 실무안 내용 외에 오늘 본 것은 없다"고 <소리의숲>에 전하기도 했다. 이에 주제발표 뒤 이어진 의견 청취 시간엔 일부 기후·환경단체들의 질의와 함께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한 청중은 "신규 원전 건설을 전면 백지화할 필요가 있고, 고준위 방폐물 처리에 대한 세부 계획 수립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양택 산업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원전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필요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원전 건설과 운영, 계속 운전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안심할 수 있도록 안전과 투명성을 담보하고 특별법 제정 등 고준위 방폐물 관리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러자 이날 토의의 좌장을 맡은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11차 전기본 총괄위원장)가 "고준위 폐기물 관련해서는 22대 국회에서도 현재 특별법(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발의가 돼 있는 상태여서 만약 통과가 된다면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 다른 청중의 "원자력발전 에너지는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이미 모든 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다. 가장 싼 것이 재생에너지"라는 지적엔 정 교수는 "원전이 위험하다고 하셨지만 원전이 위험하다면 체코가 우리한테 원전을 왜 사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에서 시작에 앞서 "핵발전소 수명연장, 신규 건설 결사반대" 등을 주장하며 단상을 점거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에서 시작에 앞서 "핵발전소 수명연장, 신규 건설 결사반대" 등을 주장하며 단상을 점거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백지화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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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청중석에선 환경단체들의 의견에 반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청중은 "태양광보다 원전이 더 싸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위주의 전기본을 만든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며 "일부 시민단체나 이익단체의 여론에 휩쓸려서 제대로 바로잡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선 청중들이 고성을 내며 각자 자기 주장을 하면서 장내가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정 교수는 "조용히 좀 해 달라", "그만 하시라"며 몇 차례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 "부정의한 계획에 항의했더니 대답은 '체포'"

한편 환경단체 측은 이날 단상 점거 등을 한 것에 대해 "전기본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듣는 과정이 요식행위에 그치다 보니 의사를 표현할 방법이 거의 없어서 단상 점거라는 방법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최경숙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장은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11차 전기본 실무위원회 위원을 정하는 것부터 기준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등 시민 의견이 반영되고 있지 않아 이런 식의 공청회는 안 된다는 의미로 점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백지화 네트워크'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기후위기·생태위기 시대에 걸맞지 않은 부정의하고 불충분한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어 시민들이 항의의 목소리를 냈지만 정부의 대답은 폭력적인 진압과 체포였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경찰은 지역 주민과 활동가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으로 뒷수갑을 채웠고, 미란다 원칙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채 연행이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네트워크는 기후위기비상행동·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탈석탄법제정을위한시민사회연대·탈핵시민행동을 비롯한 시민·환경단체로 구성된 연대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소리의숲'(https://forv.co.kr)에도 실립니다.


#11차전력수급기본계획#기후위기#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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