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엠립은 캄보디아의 북서쪽에 위치한 도시로 수도 프놈펜에서 약 300km 떨어져 있으며 차로 약 6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곳은 세계유산인 앙코르와트가 있는 곳이다. 앙코르와트는 캄보디아 국기에도 들어갈 정도로 캄보디아인들에게 자부심과 자랑이 되는 장소다.
앙코르와트는 12세기 초, 크메르 제국의 수리야바르만 2세에 의해 건축된 거대한 사원 도시로, '앙코르'는 도시를, '와트'는 사원을 뜻하며 '사원 도시'라는 의미를 지닌다. 처음에는 힌두교 사원으로 지어졌으나 후에 불교 사원으로도 사용됐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이곳은 앤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 <튬레이더>의 배경이 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우리나라는 '앙코르-경주 세계문화엑스포'를 계기로 2005년 시엠립으로의 직항이 생긴 이후, 한국인이 많이 찾는 여행지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직항이 없어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엠립에 가려면 베트남 하노이, 방콕을 경유하거나 프놈펜에서 국내선이나 차를 이용해야 한다. 직항이 없어지면서 코로나 이전에 3000명이 넘던 교민 수가 현재는 2000여 명으로 줄었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많은 교민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취임한 이해범 시엠립한회장은 직항 재개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한편 교민 자녀 및 다문화 자녀에 대한 장학 사업과 24시간 긴급안전지원단 운영 등 교민들의 생활 안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 시엠립한인회의 한인회관 건립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일에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9월 13일 캄보디아 시엠립한인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이해범 회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10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소감은?
시엠립 한인회 회장으로 선출된 것은 큰 영광이자 무거운 책임감이다. 협력의 가치를 바탕으로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 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시엠립에는 교민이 얼마나 있나?
관광업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을 하는 분들과 봉사를 위해 이곳에 계신 분들을 포함해 현재 시엠립주 및 인근 지역에는 약 2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중 한인회 회원으로는 1000여 명이 활동 중이다.
- 한인회장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교민 자녀 및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 프로그램이다. 시엠립에는 많은 한국 봉사단체가 와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우리 교민을 위한 사업은 거의 없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많은 교민이 경제적 여건 등으로 이곳을 떠났다. 이들이 더 단단히 시엠립에 뿌리내리려면 안정적인 생활이 필요하며 그 중심에는 자녀 교육이 있다. 그래서 장학 사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역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생활 물품 지원, 교육 기회 제공, 의료 봉사 등을 일회성이 아닌 정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 24시간 긴급 안전지원단을 발족한다고 하던데?
해외에서 생활하다 보면 갑자기 아플 때나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당황하게 된다. 이 경우 교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자원봉사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지역 경찰 및 소방서와 협력해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출동해 의료 지원 및 대처 방법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한국과의 직항이 없는 것이다. 인천-시엠립 직항은 '앙코르-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06'을 계기로 생겼으며, 이후 하루 12대의 비행기가 운행되면서 시엠립은 한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직항이 없어졌고 관광 사업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 라오스 비엔티안 등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는 4~5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지만, 현재 시엠립은 베트남 하노이나 수도 프놈펜 등을 경유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코로나19 이후 세 번의 성수기를 맞았지만, 직항이 없는 지금 기대만큼 성과가 없었다.
-직항은 한인회에서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닌데?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는 지역 관광협회와 함께 시엠립 주정부에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외교부에도 요청하고 있다. 민간에서 할 수 있는 부분, 예를 들어 성수기 때 여행사의 전세기 편수를 늘리는 문제 등은 꾸준히 협의하고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기 항공편 없이는 관광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 10월 1일부터 4일까지 한국에서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열린다. 이곳에 참석해 정부와 관계자들에게 시엠립의 현 상황을 다시 전달할 예정이다.
- 내년이면 시엠립한인회 20주년이 다. 준비하는 것이 있나?
20살이면 청년이다. 20주년 기념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그와 별도로 한인회가 이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나는 그것이 한인회관 건립이라고 생각한다. 한인회관 건립을 위한 기금 및 부지 조성의 토대를 만들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ACN아시아콘텐츠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