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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연천 울산대 총장이 2일 교무회의실에서 울산지역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주요 보직자와 함께 고려아연 주식갖기운동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안종한 총무처장, 박주식 기획처장, 오연천 울산대총장, 정지원 교무처장, 조지운 교학부총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이 2일 교무회의실에서 울산지역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주요 보직자와 함께 고려아연 주식갖기운동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안종한 총무처장, 박주식 기획처장, 오연천 울산대총장, 정지원 교무처장, 조지운 교학부총장 ⓒ 울산대 제공

고려아연의 파트너사 영풍이 사모펀드 MBK와 합작해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서면서 고려아연이 있는 울산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향토기업 지키기' 열풍이 불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성명을 내고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울산시장으로서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천명하고 18일 기자회견까지 가진 이후 이 시간 현재까지 각종 단체 회원 등 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급기야 2일, 영풍·MBK측이 법원에 낸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의 자사주 취득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고려아연 측이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 소식이 전해진 2일, 울산광역시 유일의 4년제 종합대학인 울산대학교 오연천 총장이 "울산 지역의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주요 보직자와 함께 고려아연 주식 매입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울산대 측은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 기업이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상황에서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이 제안한 고려아연 주식 갖기 시민운동에 울산대도 동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울산을 대표하는 향토기업 중 하나인 고려아연은 울산대와 오랜 기간 파트너로 동반 성장해왔다"며 "글로컬대학 위상에 맞게 고려아연과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모델을 찾고 지역상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울산광역시의원 15명은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경영인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시의원들은 "울산은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기간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쟁탈을 노리는 기업사냥꾼이 고려아연을 빼앗으려 나선 것에 우려를 넘어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을 집어삼킨 MBK는 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단기적인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이는 극심한 고용불안, 지역경제 침체와 불황의 늪에 빠지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울산 남구(구청장 서동욱)도 보도자료를 내고 "중소기업협의회 등과 함께 고려아연 지키기 운동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날 각계의 기자회견도 이어졌다.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 참여를 독려한 단체는 울산권역청년회의소와 한국외식업중앙회 울산지회, 울산환경감시협의회, 울산특전재난구조대 등이다.

울산 중구청장 "고려아연 지키자" 거리 캠페인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이 10월 1일 번화가인 중구 성남동 뉴코아아울렛 앞에서 기관단체장 등 관계자들과 울산 향토 기업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한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캠페인을 펼쳤다.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이 10월 1일 번화가인 중구 성남동 뉴코아아울렛 앞에서 기관단체장 등 관계자들과 울산 향토 기업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한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캠페인을 펼쳤다. ⓒ 울산 중구 제공

하루 전인 1일에는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이 "고려아연을 지키자"며 울산 중구 번화가에서 대시민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김영길 구청장은 "고려아연은 울산의 미래를 책임질 수소, 이차전지 등의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이며 특히 울산 중구에 매년 5억 원의 후원금을 기부하고 있는 착하고 고마운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려아연이 외국자본이 대거 유입된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와 영풍에 경영권을 뺏기게 되면 울산의 산업과 명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고려아연 지키기 캠페인을 벌인 이유를 밝혔다.

울산시민연대 "누가 승자가 되느냐에 매몰된 현 상황 벗어나야"

한편 이처럼 고려아연 지키기 열풍이 뜨겁자 울산시민연대가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울산 미래가치 높이는 계기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지역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시민연대는 "공개 매수의 한 축에 흔히 약탈적 자본으로도 불리는 사모펀드가 끼어 있고, 이들이 기업매수 후 보여준 대량해고 문제가 우려되는 점은 분명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역소재 기업으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기업이 진정 울산시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누가 승자가 되느냐에 매몰된 현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고려아연#인수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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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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