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민원인을 상대로 바지를 내리는 등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위를 하고 금품을 수수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강원 양양군 김진하 군수(3선)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김 군수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군수는 의혹과 관련한 입장은 내놓지 않는 반면, 관내 각종 행사에서 축사를 하는 등 통상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지역주민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성적 부적절 행위-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9월 30일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정치권을 비롯한 시민사회에서는 김 군수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성적 부적절 행위' 입장 발표는? 비서실 "계획 없다"
그러나 김진하 군수는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통상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양양군 비서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군수님은 지금도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의혹과 관련한 사과문이나 입장문 발표 계획은 없는가?'라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아직 그런 계획은 없다"라고 답했다.
김 군수는 평소처럼 군청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1일에는 양양강변전국마라톤대회, 초음파무료검진 방문 등 지역 각종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등 통상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양군청 홈페이지에는 군수의 활동 사진이 다량 올라와 있다.
다만 김 군수는 2일 오전엔 반차 휴가를 사용했다. 이날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당 여성위원회가 양양군 프레스센터에서 김 군수의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예정해놔 이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글부글 시민사회 "후안무치 군민무시"
양양 지역 시민사회는 김진하 군수를 향해 '후안무치 군민무시'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9월 30일 미래양양시민연대는 "가해자가 '부정한 행실의 여성에게 걸려들어 벌어진 사태'처럼 만들어 오히려 김진하 군수의 범죄 혐의를 희석하려 들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사태가 이런데도 (군수가) 군민들에 대한 사죄 한 마디 없이 평소와 다름없는 일정을 한다는 점은 그의 후안무치와 군민무시를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2일 오전 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당 여성위원회는 양양군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김진하 양양군수의 성범죄 및 금품수수 등 범죄 혐의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고, 보도가 사실이라면 너무나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누구보다 청렴하게 군정을 이끌어가야 할 군수가 민원을 해결해주겠다는 빌미로 여성 민원인을 상대로 성범죄를 자행하고, 피해자로부터 금품까지 수수했다는 것은 지위와 권력을 이용한 성착취 행위이며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군수직 사퇴와 수사 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진하 양양군수, 하의 탈의는 'A씨가 시켜서'... 현금 수수 의혹은 '부인'
A씨, "지금까지 1억 이상 갔다... 군수실에서도 돈 줬다" 주장
앞서 김진하 양양군수는 9월 24일 KBS에 '안마의자는 무거워서 돌려주지 못했고, 바지를 벗은 행위는 민원인이 벗으라는 요구에 의해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또한 현금 500만 원을 받은 것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혹을 제기한 민원인 A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까지 (김 군수에게) 1억 원 이상 갔다. 2014년 지방선거할 때 OO예식장 앞에서 악수하면서 현금 200만 원을 쥐어줬고, 이후 명절 때마다 줬다. 군수실에가서도 돈을 직접 전해줬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은 9월 27일 A씨를 대면 조사한 데 이어 관련 CCTV 영상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넘겨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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