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아침, 평소와 같이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섰다. 재난문자 알림창에는 "북한이 오물풍선을 지속적으로 부양시켜 낙하물에 주의하라"는 내용이 떴다.
최근 들어 재난문자의 대다수가 북한의 오물풍선 관련 내용이었던지라, '오늘도 보냈구나' 생각하고 말았다.
필자의 직장은 서울 명동 한국은행 인근이다. 국가 중요시설과 경찰서가 있는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내 눈앞에서 오물풍선 더미가 터져 떨어지는 걸 직접 목격할 줄은 몰랐다.
버스에서 내려 회사를 향해 걸어가던 중, 인근 시민들이 하늘을 보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오물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조금만 확대하면 선명하게 찍힐 정도로 낮고, 가까이 비행하고 있었다.
그 순간 어떤 행인이 "어 떨어진다!" 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내 눈앞에서 오물풍선에 달려있던 쓰레기들이 낙하했다. 바람에 날려 길가와 도로변으로 쓰레기들이 떨어졌다. 인근 시민들도 눈앞에서 오물풍선이 낙하하는 모습에 당황하는 모습이였다.
필자도 어딘가에 신고는 해야겠다는 생각에, 112를 눌러 신고했다. 112에 전화를 걸자, 모든 경찰관이 통화 중이라 연결이 지연된다는 메세지가 30초가량 흘러나왔다.
인근 외국인 관광객들도 휴대전화로 연신 이 광경을 촬영하기 바빴다.
며칠 전, 국군의날 기념 시가행진이 이루어지고 강력한 안보와 북한 정권의 종말을 주장하며 무기를 과시하던 공간에서, 북한의 쓰레기 더미가 낙하한 것이다.
순간 '만약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생화학 무기나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만한 물건이 떨어졌다면?'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만약 누군가가 저 쓰레기 더미나 무언가에 맞고 다친다면, 그 피해를 누가 책임지고 보상할지부터 의문이다.
근 몇 달간 오물풍선이 지속적으로 날아오고, 남북 간 대치 상황이 심각해진 가운데 오물풍선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피해를 주고 있다.
국회와 대통령실, 인천국제공항 등 국가 중요 시설에 떨어지는 쓰레기와 일반 지역에 떨어지는 오물풍선으로 인해 일반 국민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지만, 이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이나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의문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