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평화로 가는 길! 사랑한다면, 노무현처럼!" 연인원 300여 명의 깨어 있는 시민(깨시민)들이 11일간 목이 터져라 외친 구호였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릴레이국토대장정-노무현 순례길' 시민들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10·4 남북공동성명' 제1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9월 23일 세종시에서 출발한 '2024 평화로 가는 길' 순례단이 3일 임진각에 도착했다.
40여 명이 출발한 순례단에는 경부선 철도를 따라 조치원역→25일(수) 전의역→26일(목) 두정역→27일(금) 지제역→28일(토) 병점역→29일(일) 금정역을 거치며 매일 오전 9시 각 역 광장에서 지역민들이 릴레이로 참석했다.
29일 서울에 진입한 순례단은 30일 국회의사당→10월 1일(화) 광화문→10월 2일(수) 행신역→10월 3일(목) 금촌역을 거쳐 같은 날 오후 4시경 임진각에 도착했다.
이날 이른 새벽 경남 김해에서 출발해 금촌역에서 순례단에 합류한 김 모 씨(여. 40)는 "가슴 벅찬 하루였다. 많은 봉사자 덕분에 이런 소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평화를 꿈꾸며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모여 이렇게 멋진 길을 걸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고 참가 소회를 밝혔다.
멀리 지인과 함께 왔다는 박 모 씨(72)는 "우리는 이렇게 평화의 길에 한 페이지를 그었다"면서 "다음에도 건강이 허락되는 한 꼭 참석하고 싶다"고 내년을 기약했다.
세종시부터 11일 간의 전 구간을 걸은 이 모 씨(60) 또한 의미 있는 길에 함께 했다는 것에 감사해 하며 보다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했다.
6년 째 노무현 순례길에 참여하고 있다는 이 모 씨(55)는 "두 동강 난 한반도! 남북 평화 없이는 결단코, 올곧은 '민주주의'는 오지 않는다. 또 남북이 하나 되지 않고는 결단코, 진정한 '사람 사는 세상'도 요원할 것"이라며 "그래서, '평화로 가는 길'이 더 없이 의미가 있을 듯해 매년 참여하고 있는데, 올해도 유익한 순례길이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날 순례단은 파주시 문산읍 소재 '통일공원'에서 나라를 위해 순국한 호국영령들에 명복을 비는 추념식도 가졌다.
호국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자 1973년에 조성된 이곳에는 개마고원 반공 유격대 위령탑, 육탄 10용사 충용탑, 충현탑, 임광빈 중령 기념비, 이유중 대령기념비, 소위 김만술상, 한국전 순직 종군기자 한탄강 추념비, 육군 첩보부대 제1지대전공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중 충현탑은 육군 1사단이 한국전쟁 당시 개성, 문산지역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다가 산화한 육군 제1사단 소속장병 2385분의 호국영령에 대한 명복을 기원하고 그 숭고한 애국정신을 후세에 영원히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순례단은 추념을 통해 가슴 한편에 '자유의 소중함'을, '평화라는 무거운 책무감'을 한 가득 안고 진정한 평화의 정신을 되새겼다.
순례단은 또한 조선 세종 때 황희 정승이 세운 반구정에 들러 임진강을 내려다보며 남북대치의 현실도 체험했다.
임진강을 끼고 임진각에 들어선 순례단은 평화누리공원에서 '평화버스킹-킬리퍼포먼스'를 가지며 '평화로 가는 길'의 가치와 의미를 한껏 만끽하고 해단했다.
이번 제8기 「노무현 순례길-평화로 가는 길 」에는 김종민, 김준혁,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일부 구간에 순례자로 참여해 함께 걸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의원은 서면을 통해 "세종부터 임진각까지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며, 세상을 바꾸는 작은 걸음에 함께 한 분들께 진심을 담아 감사한다"며 축하를 전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때, 노무현 대통령의 평화에 대한 진심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며 "한반도의 불안을 몰아낼 수 있는 있는 것은 오직 평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안전은, 강한 말로, 물리적 억제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에 회선을 다했던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평화는 경제이며, 비용이 가장 덜 드는 확실한 안보 정책"이라면서 "'진정한 평화'의 뜻을 이어가는 여러분의 뜻이 모여 '평화의 큰 물결'이 되길 바라며,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가 깃드는 그날까지 민주당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격려와 의지를 전했다.
조국혁신당 대표 조국 의원 또한 서면축사를 통해 "선조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지 못하도록 '10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라고 노래했다. 얼마나 절실했으면 그랬을까. 그런데 우리 시민들은 자그마치 585리를 걷는다"며 "그렇게 해서라도 그리운 사람, 노무현 대통령 뜻에 닿기 위해서 일거다. 고맙고 기쁜 일"이라고 축하했다.
조 대표는 이어 "평화가 밥"이라고 강조한 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은 이 화두와 씨름해 오셨다"고 강조한 뒤 "조국혁신당 역시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이 햇살처럼 퍼지는 그날까지 전진하겠다"면서 순례자들의 건승을 빌었다.
깨시국의 「노무현 순례길」은 매년 5월 광화문(임진각)에서 봉하마을까지 640km '봉하 가는 길'과 9월 하순 광화문에서 임진각까지 230km '평화로 가는 길'을 걷는 깨시민들의 모임이다. 두 행사를 통해 경부선 기차길을 따라 걸으며 '사람 사는 세상'을 지향하며 사회적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연간 행사 참가를 희망하는 이는 네이버 밴드 '깨어있는 시민들의 국토대장정'에 가입하거나, 깨시국 사무국 1661-5293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