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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차로 향하고 있다. 2024.10.6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친 후 차로 향하고 있다. 2024.10.6 ⓒ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길 배웅에 불참하고 '친한계'와 첫 만찬을 가졌습니다.

한 대표는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지난 전당대회 당시 '팀 한동훈' 텔레그램방에 참여했던 의원을 비롯해 조경태 의원, 김종혁 최고위원 등 20여 명과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이날 모임은 한 대표 취임 이후 열린 첫 친한계 모임이었습니다.

이날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선 국정감사가 중요하다. 국감에서 국민한테 우리가 와닿게 해보자"라며 의원들을 격려하는 동시에 "진짜 위기 상황이다. 보수가 진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자리 참석자들은 앞다퉈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관한 불만을 쏟아냈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엔 (김건희 특검법을) 막았지만, 계속 뭐가 터지면 어떻게 방어할지 고민"이라며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기간에 김 여사 관련 의혹이 더 나올 수 있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례적인 여당 대표의 대통령 환송 불참... 의도된 부산 일정?

 윤석열 대통령이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6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환송나온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4.10.6
윤석열 대통령이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6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환송나온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4.10.6 ⓒ 연합뉴스

6일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동남아 순방길에 올랐습니다. 이날 공항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나왔지만, 한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2주 전 체코 순방 당시에는 한 대표가 환송을 나왔지만 이날은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 순방 환송이나 환영 행사에 불참한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한 대표 측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 선거 지원유세 때문이라며 사전에 대통령실에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통령과의 독대가 사실상 무산되고,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공격 사주 의혹 등이 불거지는 등 당정관계가 나빠졌기 때문이 아니냐라는 해석도 내놓았습니다.

또한 같은 날 친한계 의원 20여 명이 모인 것을 두고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염두에 둔 세 과시 아니냐는 말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친한계 의원들이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찬성표를 던진다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은 무산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대표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 "오늘은 재보궐선거 응원하러 부산에 간다. 제가 하루 꼭 자고 가자고 동료 당직자들을 졸랐다. 아름다운 우리 부산에서 일박이일을 보낼 생각 하니 즐겁다"고 했습니다. 여당 대표라면 다음날 대통령 순방이 있음을 모를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부산에서 일정을 늘렸다는 점에서 한 대표가 모종의 결심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한동훈식 정치의 시작?... 언젠가 누군가는 헤어질 결심

 윤석열 대통령이 9월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4.9.22
윤석열 대통령이 9월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24.9.22 ⓒ 연합뉴스

한 대표가 대통령 배웅을 하지 않고 친한계와 만찬을 가졌다고 당장 김건희 특검법가 통과되긴 어렵습니다. 명품백 수수 의혹 이후 터진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단순히 김 여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 대표가 치렀던 총선 공천과 연관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 여사 리스크와 별개로 친한계 만찬은 세력화와 차별화를 나타내는 동시에 앞으로 한동훈식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6일 친한계 만찬에서 참석자들은 "당이 어렵고 힘든 일이 많은데 이걸 극복하려면 한 대표를 구심력으로 해서 당을 잘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친윤계가 아닌 친한계가 당의 주축이 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물론 친윤계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친윤계 의원들은 "윤 대통령을 협박하겠다는 것"이라며 굳이 이 시기에 친한계 모임을 하느냐며 마뜩찮게 여겼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벌어지는 친한계와 친윤계의 다툼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당원게시판에 글 올리는 횟수 등을 제한하는 등 내부 분열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언젠가 두 사람 중 누군가는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될까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윤석열#한동훈#친한계#헤어질결심#김건희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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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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