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김치 테마파크로 큰 기대를 모았던 광주김치타운이 개관 10년이 지난 지금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지 못하고 있다. 김치를 주제로 한 대표적 이벤트인 김치축제조차 열지 못하는 접근성 한계가 크게 부각된다.
1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2014년, 426억 원을 투입해 문을 연 김치타운은 매년 17억 원의 운영비가 투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부족과 접근성 문제로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로 31년을 맞는 김치축제도 접근성을 이유로 광주시청에서 열리기로 하면서 김치타운의 입지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18~20일 열리는 31회 김치축제 무대로도 외면받았다. 이번 김치축제는 광주시청사 광장에서 열린다.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끈 방송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연진인 최현석, 여경래, 파브리치오 페라리 셰프 등이 참여해 관심이 모인다. 매년 열리는 김치축제는 명인들이 만드는 김치를 구매할 수 있고, 다양한 축제도 열려 광주시민은 물론 타지역의 관광객을 잡는 콘텐츠이기도 했다.
426억 원을 들여 광주 남구 임암동에 조성한 김치타운은 2014년 개관한 이후에는 축제의 거점으로 역할했다. 하지만 축제 외에는 이곳을 찾는 방문객이 매우 저조했다. 도심 외곽에 위치한 탓이다. 그마저도 지난해부터 접근성을 이유로 축제 장소로도 사용되지 않으면서 발길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현재 김치타운은 김치 제조 과정 체험이나 전통 발효 음식을 중심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단조로운 프로그램 구성으로 인해 방문객들의 재방문율은 현저히 낮다. '국내 유일' 김치 테마파크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단순 체험 수준의 콘텐츠에 불과하다. 이에 연간 17억 원의 운영비가 들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김치타운을 찾은 방문객은 약 1만4500명으로, 하루 평균 40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치축제 무대조차 상실한 처지다. 김치축제는 지난해 상무시민공원에서 열렸고, 올해는 광주시청에서 열기로 했다. 광주시는 김치타운을 알리기 위해 2014년부터 10년 동안 김치축제를 김치타운에서 개최해왔으나, 좁은 차선과 외곽이라는 한계 등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축제 장소를 접근성이 편리한 곳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시민들 또한 도심에서 축제가 열리는 덕분에 접근성이 좋아져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다만 김치축제가 김치타운을 떠나면서, 방문객 수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광주시는 주말마다 김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김치를 구매하러 오는 방문객들에게 판매하는 등 콘텐츠를 다각화하기로 했다. 특히 10년 동안 김치타운에서 축제를 개최해왔던 만큼 홍보도 많이 돼 축제장소를 이곳으로 고집할 이유가 없어 장소를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혁신적인 콘텐츠 개선 없이는 방문객을 끌어모으기에는 역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광주시 관계자는 "2014년 김치타운이 개관한 이후로 축제는 이곳에서 쭉 열렸는데 그것은 그동안 김치타운이 알려지지 않아서였지만 10년을 맞으니 광주에 있는 사람, 외지 사람들도 위치를 다 알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1차선으로 좁은 곳에서 축제를 하려면 문제도 많고, 음식축제인데 음식점 유치하는 것도 어려울 정도라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치타운은 박물관이 매일 돌아가고 있고, 2층에 체험장이 있어서 1년 내내 체험이 이뤄지고 있는데다 김치를 사갈 수 있는 장소로 평상시에 사용이 되고 있다"며 "축제라는 것은 일시에 많은 사람을 수용하다보니 공간도 좁고 해서 교통 접근성이 나빠서 축제를 이곳에서 계속 해야하느냐는 문제가 있었고, 축제는 말그대로 축제답게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접근해서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김치타운이 아닌 다른 장소를 택하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