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과 농원에서 사과를 사라고 문자가 왔다. 선물할 사과가 아니니 중과나 소과를 보통 주문한다. 소과 5킬로그램이 2만5천원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단단하게 포장한 사과 상자 속 과일이 어여쁘기 그지 없다.
마트에서 못난이 사과를 한 봉지씩 사다 먹던 나는 이 황홀할 만큼 아름다운 사과 앞에 감탄사가 절로 난다. 내 마음도 이런데, 농부의 마음은 얼마나 좋으실까? 소과가 이렇다면 상품성이 좋은 사과들은 짐작하기도 어렵다.
정성 들여 농사 지어 좋은 사과 상자에 단단하게 포장한 단계는 아신다 해도 그 물건이 손님의 집에 배달되면서 감탄까지 하는 이 과정은 모르시겠지? 오늘은 사과 두 알을 바라만 보면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글을 쓴다.
껍질까지 아삭아삭 깨물어 먹으면서 사과향에 취해 행복해 한다고. 다들 농사 짓기 힘들다고 과수원 대신 꽃밭을 만들고 심지어 공장을 짓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묵묵히 사과 농사 지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렇게 마음을 먹었는데 문자가 또 왔다. 감홍 사과 5킬로그램에 6만3천원이라고. 이번에는 조금 호사를 부려볼까 싶었는데 단위가 크니 또 망설인다. 이 사과란 우주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