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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0일 낙동강 칠서 지점에 발생한 녹조.
10월 10일 낙동강 칠서 지점에 발생한 녹조. ⓒ 임희자

언론 보도에 따르면, 24일 환경부 종합감사를 앞두고 환경부는 시민단체가 진행하는 녹조 조사 종합결과에서 비강 내 조류 독소가 검출될 경우, 민관학 합동 공개검증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내년 초 구성해서 5월부터 본격적인 검증에 나서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환경부 발표에서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돌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윤석열 정권이 본격적인 레임덕에 들어가는 시기(로 예측되는)에 공개검증을 통해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겠다는 속셈도 느껴진다.

불행히도 환경부의 태도는 변한 게 없다. 민간단체는 '공개검증'이 아닌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4대강사업 이후 느려진 유속 탓에 녹조가 대규모로 창궐하고 수질이 악화했다는 것은 환경부도 인정한 내용이다.

그에 따라 물속에서 고농도 녹조 독소 검출되고 있다. 지난 8월 민간단체 조사 결과 대표적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낙동강 강정고령보 구간에서 15,000 ppb나 검출됐다. 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물놀이 가이드 라인의 1,875배에 달하는 수치다. 낙동강에선 EPA 기준의 2,000배가 넘는 사례도 있었다.

농수산물 내 녹조 독소 축적과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으로 녹조 독소가 확산한다는 내용은 민간단체의 수차례 실증적 분석 결과뿐만 아니라 수많은 해외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또 지난 8~9월 조사 결과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해 남세균 유전자가 사람 콧속에서 나왔다는 연구도 발표했다. 이 역시 해외 연구 결과와 유사한 내용이다.

환경부는 이런 모든 결과를 부정하고 있다. 환경부 용역 결과만을 바탕으로 국내외 연구 결과를 외면하면서 민간단체 조사 방식을 비난해왔다. 이랬던 환경부가 녹조 독소 공개검증을 밝힌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불행히도 환경부 공개검증 방식은 신뢰를 상실했다. 이미 환경부 행태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2년 전 국정감사를 앞두고 민간단체와 환경부의 협의 과정이 있었다. 민간단체는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조사를 요구했지만, 환경부는 무조건 기술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부터 환경부는 언론플레이와 시간 끌기에만 집중했다고 생각한다. 민간단체를 협의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모든지 일방적으로 진행했고, 일방적으로 협의 중단을 선언했던 것도 환경부였다. 이랬던 환경부를 신뢰할 수 있을까?

사활 바둑에선 수순이 중요하다. 수순에 따라선 죽을 수도, 살 수도 있다. 녹조 대응 과정도 마찬가지다. 전략적 판단이 절실하다. 국회와 민간단체에서 공동조사와 공개검증의 차이마저 구분 못하면 더 어려운 과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여전히 꼼수, 즉 자신들의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다.

사실 녹조 문제에 있어 공개검증 또는 공동조사 구성보다 중요한 것은 심각한 녹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있다. 다시 말해 녹조 문제 해결이 목적이어야 한다. 판은 그렇게 짜야 한다.

#녹조#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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