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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의원들과 만찬 마친 한동훈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친한계 의원들과 만찬 마친 한동훈 대표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행정부 최고 수반과 집권여당 대표가 서로 '만찬 정치'를 하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와의 차담 이후 참모들과의 만찬에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를 부른 사실이 알려지며, 안 그래도 '빈손' 회동 탓에 고조된 '윤한 갈등' 분위기가 격화됐다(관련 기사: 한동훈 차담 뒤 추경호 부른 윤 대통령, 한 대표 대놓고 홀대? https://omn.kr/2anbz).

그러자 한동훈 대표는 22일 친한계 인사 20여 명과 함께 여의도 모처에서 저녁을 함께했다. 여의도에서는 한 대표의 이번 만찬을 사실상 '친한계' 세 과시이자, 윤 대통령과 친윤계의 행보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같은 양측의 움직임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각 세우기 위한 저녁 모임 아니다... 의원들이 한동훈 부른 것"

이날 만찬에 참석한 당사자인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어제 저녁에 가까운 분들과 만찬을 갖게 된 것은 대표가 소집한 것은 아니었다"라며 "의원 몇몇 분들이 '용산에 가서 어떤 얘기가 실제로 있었느냐' '그쪽의 반응이 어땠느냐'라는 것들을 듣고 싶다. 그리고 '당이 너무 홀대받는 것 아니냐'라는 취지에서 주변 분들하고 연락을 하면서 그분들이 '모이자, 들어보자'"라고 모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대표한테 연락을 했더니 대표가 '그러겠다, 그러면 뭐 궁금해 하시면 말씀드리겠다' 했는데, 지금 현재 국감 기간이잖느냐"라며 "지방 내려간 분도 있고 그래서 몇 분이 모일까 생각을 했는데, 저도 이제 좀 늦게 가봤는데 갔더니 20여 분이 오셨더라"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표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떤 말씀을 대통령한테 드렸고, 그쪽의 반응이 어땠는지 뭐 이런 얘기들 사실은 대부분 어제 언론에 의해서 하루 종일 보도됐던 부분들"이라며 "그런 부분들에 대한 설명을 좀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용산과) 각을 세우기 위해서 저녁 모임을 하거나 (오늘 오전에 예정되어 있는) 확대 당직자 회의를 열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어제 저녁 모임은 한 대표가 소집한 게 아니라 의원들이 한 대표에게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리고 '분위기가 어땠었느냐'라고 요구를 해서 한 대표가 거기에 응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거기에 생각보다 많은 의원들이 오는 바람에 언론이 더 주목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 보도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파악된 참석자는 22명이다.

"향후 정국에 대해서 엄중함 공유... 부글부글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장재료 수급 안정방안 민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장재료 수급 안정방안 민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전날(22일) 오후 7시쯤 시작된 만찬 자리에는 서범수 사무총장과 김상훈 정책위원회 의장,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 한지아 수석대변인 등 친한계로 꼽히는 주요 당직자가 참석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의원들이 모습을 비쳤는데, 대체로 지난 7월 23일, 전당대회를 마치고 캠프 해단식을 겸해 보쌈집에서 진행된 회동 당시 구성과 비슷했다. 조경태, 송석준 같은 다수 의원도 포함되어 있었고, 전당대회 러닝메이트로 함께 뛰었던 박정훈 의원, 김종혁 최고위원 같은 원외 인사도 합류했다.

이날 모임에 대한 공지가 오후 2~3시쯤 있었고, 국정감사 기간이란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수가 모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한동훈 대표의 원내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친윤계'를 견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차할 때 재표결 '반란표'로 가동할 수 있는 자원이 이제야 확보된 모양새이다.

특히나 원내 사안에서 '20명'이라는 숫자는 상당히 상징적이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숫자를 넘어서, 아예 별도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참석자 중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을 식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라며 "향후 정국에 대해서 엄중함을 공유했다"라고 이날 분위기를 전했다.

정성국 의원은 "한동훈 대표가 지금 자신감이 있는 게, 국민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의원들이 이렇게 몇 시간 만에 20여 명이 모이는 정도가 되니까, 많이 좀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좋았다"라는 취지였다. 다른 참석자들 역시 "어제 그런 대접을 받아서 대표를 위로해 드리려고 왔다" "어제 테이블 (배치)부터 이상했잖느냐. 부글부글했다"라고 기자들에게 짤막하게 이야기했다.

박정훈 의원은 "면담 이야기 좀 하고, 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그 정도였다"라며 "걱정스러운 부분들,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갈지는 점점 더 논의해보자"라며 의견을 교환했음을 알렸다. 다만, 추경호 원내대표의 윤석열 대통령 만찬 참석과 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실제 안에서는 추 원내대표를 향한 성토의 목소리도 일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한동훈, 앞으로 식사를 하지 마시라"

이같은 한동훈 대표의 행보를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서로 여러 가지 상황이 있어서 저는 밥 먹는 것 가지고 시비 걸고 싶지는 않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왜 밥만 먹고 나면 이렇게 말썽이 나는지 그 점에 대해서 굉장히 좀 의아하게 생각한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런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다. 그냥 단순한 만찬 자리에 사람이든 누구든 할 수 있는 건데 그것이 논란이 되는 것 자체가 이 상황이 지극히 비정상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나아가서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만든 것은 결국 우리 당의 두 정치 지도자"라며 "그래서 앞으로 이런 이야기가 안 나오도록 했으면 좋겠다"라고도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두 분 다 앞으로 식사를 하지 마시라"라며 "이런 식으로 만천하에 떠들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이번 독대회동에 너무나 잘 나타났잖느냐. 그래서 저는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대표를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진짜 구태 정치를 시작하신 것이다. 친한이란 계파를 만들었다는 게"라며 "그것도 1년 됐다. 다음 달이 1년이 되는데 1년 만에 구태 정치를 이루셨다는 게 대단하신 것 같다"라고 비꼬았다. "정치를 잘못 배우신 것 같기도 하다"라고도 부연했다.






#한동훈#국민의힘#친한계#만찬정치#윤석열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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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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