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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를 발굴한 사)한국선사문화연구원(발굴단장 우종윤)이 김동주 교수(KAIST 인류세 센터), 신기철 금정굴인권평화재단 연구소장, 전미경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장 등 발굴자문위원들에게 발굴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유해를 발굴한 사)한국선사문화연구원(발굴단장 우종윤)이 김동주 교수(KAIST 인류세 센터), 신기철 금정굴인권평화재단 연구소장, 전미경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장 등 발굴자문위원들에게 발굴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심규상

유해와 유류품이 밀집돼 있었다. 불과 10m 정도의 구덩이에서 확인된 희생자 유해는 대략 20여 구로 추정된다. 10월 30일 현재 유류품은 208점이 확인됐다. 단추와 허리띠, 칫솔, 구두와 고무신 등 신발류다. 고무신 중에는 여성용으로 보이는 코고무신도 섞여 있다. 희생자들이 민간인 신분임을 말해준다.

그런데 이중 가해자가 쏜 총탄 류가 131점으로 전체 발굴된 유품의 63%에 달한다. M1, 카빈, 45구경 권총, 소총, 아리사카 38(일제강점기 일본군과 경찰이 사용하던 소총) 탄피와 탄두다. 1950년 당시 M1 소총은 주로 헌병, 카빈과 아리사카 38은 주로 경찰이 사용했다. 총탄 류 중 탄두와 탄피가 가장 많이 나온 건 45구경 권총이다. 모두 92점(탄피 59점, 탄두 33점)으로 전체 출토된 무기류의 70%를 차지한다.

주로 현장 총살 집행 지휘관이 사용하던 총

 유류품은 208점이 확인됐다. 단추와 허리띠, 칫솔, 구두와 고무신 등 신발류 다. 고무신 중에는 여성용으로 보이는 코고무신도 섞여 있다. 희생자들이 민간인 신분임을 말해준다. 그런데 이중 가해자가 쏜 총탄 류가 131점(사진 아래)으로 전체 발굴된 유품의 63%에 달한다.
유류품은 208점이 확인됐다. 단추와 허리띠, 칫솔, 구두와 고무신 등 신발류 다. 고무신 중에는 여성용으로 보이는 코고무신도 섞여 있다. 희생자들이 민간인 신분임을 말해준다. 그런데 이중 가해자가 쏜 총탄 류가 131점(사진 아래)으로 전체 발굴된 유품의 63%에 달한다. ⓒ 심규상

증언을 보면 살해 현장에서 45구경 권총은 주로 헌병대 중위와 경찰 간부 등 현장 총살 집행 지휘관이 사용했다.

"사수들의 사격 준비가 끝나면 헌병 중위가 구령을 해요. '사격 개시!' 그러면 사수들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그대로 방아쇠를 당기는 거지요. 참, 사람이 못 할 일이었습니다. 보통 대각선으로 뒤통수를 쏘게 되는데 사격하면 골이 튀어나와 사수의 온몸에 튕겨요. 직통으로 쏘면 머리가 박살 나지요. 만약 총알이 빗나가면 헌병 중위가 뒤에서 권총으로 (위협)사격합니다."

"그 다음엔 헌병중위가 '검사 총!' 하면 사수는 검사 총을 하고 뒤로 물러납니다. 사수가 물러나면 기관단총으로 다시 확인 사살을 하고... 그리고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헌병중위가 45구경 권총으로 일일이 확인 사살을 하는데, 실탄이 모자라면 다른 권총으로 쏴요. (중략) 헌병 중위가 총살 집행하는 걸 보고 다음부터는 내가 그대로 지휘했습니다. 헌병 중위가 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집행했습니다."

- <월간 말> 1992년 2월 호, 골령골 학살 현장 경찰 측 현장 총살집행책임자(당시 충남경찰청 사찰계장)의 증언

 골령골 2학살지에서 발굴된 유해들.
골령골 2학살지에서 발굴된 유해들. ⓒ 심규상

 유류품은 208점이 확인됐다. 단추와 허리띠, 칫솔, 구두와 고무신 등 신발류 다. 고무신 중에는 여성용으로 보이는 코고무신도 섞여 있다. 희생자들이 민간인 신분임을 말해준다.
유류품은 208점이 확인됐다. 단추와 허리띠, 칫솔, 구두와 고무신 등 신발류 다. 고무신 중에는 여성용으로 보이는 코고무신도 섞여 있다. 희생자들이 민간인 신분임을 말해준다. ⓒ 심규상

증언을 근거로 유추해 보면, 이번 유해 매장지의 경우 군 헌병과 경찰들이 1차로 총을 쏴 살해한 뒤 기관단총 대신 현장 지휘관이 일일이 45구경 권총을 사용해 확인 사살한 것으로 보인다. 또 나머지 희생자 유해가 훼손 또는 유실됐음을 말해준다.

실제 마을 주민들은 현재 발굴 중인 2 학살지 2지점에는 약 40m 길이의 구덩이에 희생자들이 살해돼 묻혔다고 증언했다. 발굴단은 나머지 30m는 농사를 짓거나 땅을 개간하는 과정에서 유실된 것으로 추정했다.

유해를 발굴한 사)한국선사문화연구원(발굴단장 우종윤)은 최근 이같은 발굴 내용을 김동주 교수(KAIST 인류세연구센터), 신기철 금정굴인권평화재단 연구소장, 전미경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장 등 발굴자문위원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나눴다.

발굴단은 유해와 유품을 모두 수습한 상태로 이후 인류학적 분석을 통해 정확한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유해를 발굴 중인 사)한국선사문화연구원 우종윤 발굴단장이 김동주 교수(KAIST 인류세 센터), 신기철 금정굴인권평화재단 연구소장, 전미경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장 등 발굴자문위원들에게 발굴과정과 발굴 성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해를 발굴 중인 사)한국선사문화연구원 우종윤 발굴단장이 김동주 교수(KAIST 인류세 센터), 신기철 금정굴인권평화재단 연구소장, 전미경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장 등 발굴자문위원들에게 발굴과정과 발굴 성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심규상

이승만 정부는 1950년 6.25 전쟁이 시작되자 6월 말부터 7월 중순에 걸쳐 대전충청지역 국민보도연맹원과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정치범 등 수천 명을 이곳 골령골에 끌고 와 집단 학살했다. 학살은 정부와 국군·경찰에 의해 계획적이며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유품으로 볼 때 이번에 발굴된 희생자들은 국민보도연맹원으로 추정된다.

골령골에서는 제주 4.3, 여수·순천 사건 관련자 등을 포함해 최소 4000명에서 최대 7000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07년 발굴을 시작해 지난 2023년까지 1441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관련 기사]
대전 골령골에서 민간인 집단희생자 추정 유해 추가 발견 https://omn.kr/28hr8
골령골 2 학살지, 못 찾은 유해 발굴될까 https://omn.kr/2ag2d
흙더미 걷어내자 뼈, 단추, 틀니... 사라진 골령골 암매장지 찾았다 https://omn.kr/2ai6d
흙 걷어내니 머리뼈, 위엔 탄창... 가해자는 군인·경찰 https://omn.kr/2akgs
"이게 사람이 한 일이라니..." 유해로 꽉 찬 구덩이 https://omn.kr/2ap5y

#골령골#집단학살#이승만#유해발굴#45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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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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