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민간인 명태균(창원)씨의 공천 개입과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시민들은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거리로 나가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윤석열퇴진 경남운동본부가 1일 저녁 창원 한서빌딩 앞 광장에서 '공천개입 선거법 위반, 윤석열-명태균-김건희 국정농단 게이트, 윤석열 당장 퇴진 긴급 촛불' 집회를 벌인 것이다.
집회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이지은씨는 "거리에서 윤석열 퇴진 (모의) 국민투표를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참여하고 있다"라며 "한 청년한테 무엇이 제일 열 받느냐고 물었더니 '다 열 받는다'고 하더라. 또 어르신 한 분은 얼마 전에 윤석열이 했던 '돌' 이야기를 거론하면서 돌을 진짜 던지러 가자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청년 김지현씨는 "요즘 거리에서 윤석열퇴진 국민투표를 받고 있다. 얼마 전에 노부부가 오셔서 참여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있어 소개한다"라고 말했다.
"두 분은 '솔직히 내가 윤석열 뽑았다'라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그런데 안 되겠다. 이제는 내 손으로 끌어내려야 할 거 같다'라고 하시더라. 그 어르신들처럼 그래도 대통령이 됐으니 잘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국민들이 있었을 것인데, 그런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대통령이다."
창원 의창구에 산다고 한 그는 "의창구는 소선거구제가 된 뒤부터 지금까지 국회의원선거에서 모두 국민의힘이 당선됐다. 그러니까 윤석열한테 공천만 받으면 국회의원 배지를 단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다"라고 꼬집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거론한 그는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문제가 터졌을 때 서울 수산시장에 가서 손으로 물을 퍼먹었다"라며 "그때 '저 사람이 서울대 나오고 법원 판사를 했던 사람이 맞나' 하는 생각이었다"라고 힐난했다.
"법 위반 사실, 만천하에 드러났다"
박봉열 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비가 많이 온다. 국민들의 슬픈 눈물이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국정을 농단하는 윤석열, 김건희, 명태균 등에 대해 분노하면서 흘리는 눈물"이라며 "이제는 분노를 행동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윤석열은 대통령이 아니다. 법을 위반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라고 주장했다.
대학생 이주화씨는 "요즘 아침에 눈을 뜨면 유튜브로 뉴스를 보는데 과로사로 사람이 죽었다는 기사, 현 정부가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 전쟁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등 좋은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는다"라고 운을 띄웠다.
"2016년 당시 박근혜 정부 때와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더 답답한 것은 저와 나이가 비슷한 청년들이 지금의 한국사회의 현상들에 대해서 너무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그럴만한 사정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번듯한 직장을 가지려면 스펙을 쌓아야 하고 스펙을 쌓으려면 대학 다니며 자격증 공부, 학과공부, 알바도 병행하고 알바를 안 하려면 공부를 잘해서 장학금을 받아야 되고, 이렇게나 바쁜데 사회에 관심 가질 시간이 어디 있을까. 지금 자신이 바쁜 것이 단순히 바쁜 것이 아닌, 지금의 정부가 잘 못하고 있기에 그런것임을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는 "많은 학생들이 한국사회에 관심 가질 수 있게 지금의 사회를 바꾸기 위해선 윤석열 정권 퇴진이 답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 하는 날까지 열심히 투쟁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학생 김서영씨는 "지금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국민이라면 다들 비슷한 처지일 거라 생각한다. 청년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우울감을 느낄 것"이라며 "이제 막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할 준비를 하는데 윤석열이 만들어놓은 이 사회는 청년들에게 절망과 불신만 주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더 이상 절망과 분노를 마음 속에 담아주지 말고, 거리에서 광장에서 분노를 담은 외침을 만들어 내야 한다"라며 "8년 전 박근혜를 탄핵시켰던 대학생들이 있었다. 우리는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와 절대 끌어내릴 수 없다고 생각했던 대통령을 끌어내렸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그 기억을 용기 삼아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수조 물 마신 국회의원, 윤석열 지키려고... 더 열 받아"
청년 전미주(창원)씨는 " 요즘 참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다. 박근혜 정부를 다시 겪는 것 같다. 답답한 마음에 대학 친구들에게 윤석열 정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자기는 정치에 관심 없다고 말한다"라며 "취업 준비하기 바빠서, 내 한 몸 건사하기 바빠서 정치에 관심 가질 틈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그 때의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교실에서 박근혜가 탄핵되는 장면을 TV로 보며 환호하던 기억 말이다"라며 "그때 우리는 사실 박근혜가 얼마나 잘못했는지는 잘 몰랐다. 세월호 참사로 수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잃었구나, 최순실이 국정을 쥐락펴락 했구나, 그래서 박근혜가 탄핵되는구나, 정도로만 여기고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모두는 박근혜 정부에게 분노하며 촛불을 드는 국민들이 옳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지금은 어떻느냐. 성인이 되고 나서 윤석열 정부를 겪고 나니, 정부가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 그게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피부로 체감되지 않느냐. 또다시 발생한 대규모 참사로 159명의 청년들이 별이 됐다. 반성하는 기미도 없이, 윤석열 정부는 국정농단으로 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다시 끌어내려야 한다."
김인애(창원)씨는 "어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육성 녹취록을 들으면서 우리 국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저렇게 하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을 때 수산시장에 가서 물을 퍼먹었던 국회의원이 우리 동네 출신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그때는 어떻게 저럴 수 있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어제 나온 녹취록을 보면서 알겠더라. 윤석열 지켜주려고 물을 퍼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열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