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일, 윤석열퇴진부산운동본부가 설치한 '윤석열퇴진 국민투표' 거리 투표소에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와 투표를 하고 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윤석열퇴진부산운동본부에 따르면, 3일 하루 동안 20여 개의 거리 투표소를 운영했는데, 휴일을 맞아 놀러 나온 초,중학생들도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실제, 부산 사하구 하단오거리에서 만난 중학생 두 명은 자전거를 타고 을숙도로 라이딩을 가던 길이었는데, 자전거에 탄 채 길을 멈추고 투표에 동참했다.
이들은 "윤석열은 진짜 너무 못하는 거 같다. 우리 학교에도 윤석열을 좋아하는 애들 아무도 없다"면서 화이팅을 외쳤다. 윤 대통령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린채 투표소 앞을 지나는 중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이 윤석열을 싫어하는 이유는 '독도 지우기'와 '친일옹호' 문제가 컸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 육성 녹음이 폭로되면서 윤석열퇴진 국민투표소는 이전에 비해 훨씬 활기를 띄고 있다. 머뭇거리던 시민들도 적극성을 갖고 투표에 임하기 시작했다. 가끔 욕을 하거나 위협을 하는 노인들이 있지만 주변 시민들이 이를 막아주며 더욱 열성적으로 투표에 나선다고 한다.
하단오거리에서 투표소를 운영한 김진주 진보당 사하구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의 통화 음성이 폭로된 후 투표소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며, "특히 10대, 20대 투표 참여가 상당히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상역 5번 출구에서 활동한 윤석현 공공연대노동조합 부산본부 조직부장은 "요즘은 우리를 보고 '엄지 척'을 많이 해 주신다"며, "저번 주까지만 해도 무관심한 게 아닌가 걱정도 했는데, 어제오늘 활동하면서는 활기가 느껴져서 정말 힘이 된다"고 기뻐했다.
윤석열 지지율이 10%대까지 급락하면서 최저점을 계속 경신하고 있지만, 윤 정권을 지지하는 강경파는 여전하다. 투표소 앞에 와서 의도적으로 욕설을 퍼붓거나 위협을 가하는 등 운영을 방해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지금 우리들의 기세로 충분히 견뎌낼 만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남구의 강슬기 청년서포터즈가 투표소를 운영하며 가장 많이 들은 항의는 "박근혜 탄핵시켰으면 됐지 또 탄핵하려 하나?"라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욕설과 난폭 행동이 있지만 그 빈도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어요. 반대파들도 음성 공개로 인해 탄핵 위기를 느껴서 그런가 봐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신성호씨는 부산자주통일평화연대 사무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윤석열퇴진 국민투표 부산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