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퓨쳐'는 전문가들의 자발적인모임인 '지속가능한우리사회를위한온라인포럼'이 현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기 위해 '굿모닝충청'과 '오마이뉴스'를 통해 우리사회와 대화하는 창구입니다.[기자말] |
'국가균형발전(지역균형발전)'은 지역 간 발전의 기회균등을 촉진하고 지역의 자립적 발전역량을 증진하는 정책을 가리키는데, 이 정책을 통해 지역에 상관없이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 전국이 개성 있게 골고루 잘 사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2023년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지방분권균형발전법)이 제정됨에 따라 '국가균형발전특별법'과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은 폐지됐지만, 각 법의 주요 내용은 대부분 통합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반영돼 있으며, 국가균형발전은 지역균형발전으로 표현이 변경됐습니다.
인구변화는 균형 발전의 가장 직관적인 지표입니다. 국토연구원의 자료(국가균형발전시리즈 7, 2023. 12)에 따르면,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인해 수도권의 인구가 2019년을 기점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겼고, 특히 청년(20~39세)인구는 1980년대부터 수도권과 일부 지방 대도시로 급격히 유입돼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편중되고 있습니다. 청년층의 인구이동으로 인한 인구분포의 변화는 과거 20년간(1980년~2000년)의 변화보다 최근 20년간(2000년~2020년)의 변화가 더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도 단위의 인구는 인근 대도시(광역시)로 집중되고 있으나,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비수도권의 인구는 수도권으로의 유출 때문에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역 인구의 감소는 오랫동안 지속돼 온 수도권 중심 정책의 결과이며, 이로 인한 급속한 지역소멸이 현실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소멸의 현실화는 국가 전체의 지속가능성에 보내는 심각한 경고입니다.
세종시의 탄생과 지금
세종시는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04년 제정된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본격적으로 조성됐습니다.
이 정책은 중앙행정기관과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해소해 지역간 격차를 완화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이를 위해 중앙행정기능을 이전・수용하는 복합형 자족도시로 개발해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의 구심적 역할을 하도록 추진됐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충남 연기군을 폐지하고 2012년 7월 1일 세종시가 출범했습니다. 올해로 만 12년이 됐습니다. 그간 47개 중앙행정기관과 160개 국책연구기관이 이전을 완료하고, 약 2만1000명의 중앙 행정기관의 공무원들이 국가 행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출범 당시에 10만 명이었던 인구는 현재 39만 명으로 12년 동안 3.9배 증가했습니다. 세종시의 인구계획은 세종시 완성 단계인 2030년에 50만 명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2012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세종시 인구는 26만7000여 명이 증가했으며, 이 중 수도권으로부터의 유입이 23%, 충청권으로부터의 유입이 64%, 기타 지역으로부터의 유입이 13%로서, 수도권 분산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대전으로부터의 유입이 44%, 충남과 충북으로부터의 유입이 각각 10%로, 세종시가 충청권의 인구 블랙홀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세종시로의 인구 유입은 이제 감소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이전 시기인 2012년부터 2017년 사이에 17만7000여 명으로 대폭 증가했으나, 그 후부터는 2018년에 3만1000여 명, 2019년에 2만4000여 명, 2020년에 1만3000여 명, 2021년에 1만4000여 명, 2022년에 7400여 명으로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세종시의 인구 유입 유인이 사라졌거나 줄어든 것입니다.
'자족도시' 세종시
세종시를 도시로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족기능의 향상, 삶의 질 향상 등의 질 적 및 양적인 발전과 함께, 인접하고 있는 충청권과의 협력과 연대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지역균형발전의 구심점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균형발전에 관한 전국적인 협력과 연대도 중요합니다.
세종시를 완성도 높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족 기능을 높여 자족도시 세종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자족도시(自足都市, self-contained city)란 일반적으로 주거와 일자리,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서 해당 지역을 벗어나지 않아도 경제활동이 가능한 지역을 일컫습니다.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일수록 거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대부분의 지방 도시에는 일자리 등의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족 기능이 잘 갖춰진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이 증가하는 것이며, 따라서 지역의 균형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역 도시의 자족 기능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세종시 건설의 목표는 국가균형발전(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정수도로서의 위상을 갖는 새로운 도시를 완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종시라는 도시를 완성함에 따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국가의 사회적・경제적 기반의 일부를 비수도권으로 분산하고, 국가의 균형 발전을 추동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세종시의 발전은 세종시만의 과제가 아니라 충청권 전체의 과제이며, 국가 전체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이 과제는 대전, 충남, 충북 전체의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는 방식의 발전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이것이 영남과 호남의 발전을 자극해 전국이 균형 잡힌 발전의 도상(途上)으로 올라가도록 지속가능발전 그랜드 플랜을 마련해야 하며, 중앙정부는 이 일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지금처럼 손 놓고 있어서는 미래는 매우 어두울 것입니다.
얼마 전 <굿모닝 충청> 주최로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과 혁신도시 시즌 2에 대한 충청권 대응 전략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세종시를 주제로 하였지만, 핵심내용은 국가균형발전이었습니다. 균형발전은 국가 정책의 기본틀이며, 정부의 제1 과제이어야 합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을 촉구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허재영씨는 충남도립대학교 명예총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