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화성시문화재단 대표직을 거쳐갔지만, 2023년 1월 취임한 김신아 대표이사는 최초의 여성 대표다. 김신아 대표가 취임한 후 화성시문화재단은 친여성기업 인증도 받았다. 눈에 띄는 전문가적인 역량을 발휘해 화성시 문화계를 전두지휘하며 문화재단 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을 듣는 김신아 대표이사를 지난 10월 30일 만나 100만 특례시에 걸맞은 화성시 문화사업에 대한 비전을 들었다.
국제 무대에 맞는 역량을 갖춘다
김신아 대표이사는 강함과 유연함을 동시에 지녔다. 그가 내세우는 뜨거운 리더쉽은 화성시문화재단의 조직 문화를 단박에 변화시켰다. 국제 문화 교류 사업도 했던 김신아 대표이사는 본인의 커리어를 십분 활용해 취임 후 직원 역량 교육을 단번에 해외 무대로 끌어올렸다.
"문화재단에 훌륭한 직원이 많아요. 역량이 충분하죠. 저도 놀랬어요. 개개인이 가진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게 대표의 역할이죠. 그래서 국제 연극제나 타 지자체 유수의 축제는 꼭 가보라고 해요. 직접 보고 와야 풀어낼 수 있는 게 있거든요."
문화재단에서 나오는 소식지 화분 2024년도 63호에는 직원들이 직접 루마니아 시비우 국제 연극제를 다녀와서 쓴 기사가 충실하게 담겨 있다. 실제로 눈으로 보고 사람을 엮어나가는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 김신아 대표의 지론이다.
서울 양천구 문화재단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그가 바라보는 화성시 문화 예술계는 어떠할까 궁금했다.
"단순히 서울보다 면적이 크다를 떠나서 화성이 갖고 있는 격차가 존재해요. 1차, 2차, 3차, 4차 산업이 공존하고 굉장히 넓죠. 그런데 사람들 사이에 여유로움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여유로움을 채우는 문화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많이 높아지고 있다고 피부로 절감하죠. 인프라는 경기권 내에서도 적은 편에 속하고 실질적으로 공연장이 더 많아지면 좋을 것도 같아요. 향후 화성시에서는 공연장과 미술관을 건립 중에 있습니다. 이를 기본으로 유휴공간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채워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정된 재원 안에서 최대치의 성과 내기
행정의 언어와 예산의 한계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그는 한정된 재원안에서 최대치의 효율을 끌어내기 위해 그가 가진 역량을 십분 발휘한다. 예를 들자면 뱃놀이 축제 등 화성시 전통 축제에 예술의 색깔을 한 스푼 얹는다든지.
"화성시가 문화에 많은 예산을 태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죠. 여전히 신도시 개발이 남아있고 그에 따른 SOC 사업이 완성된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문화 예술 예산이 1순위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에서 이뤄지는 프로젝트와 행사에서 어떻게 화성시만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을지, 예술적인 부분을 어떻게 가미할지 고민해요. 예를 들어 뱃놀이 축제 때도 지역 예술가를 한 명이라도 더 배치해 모양을 바꿔준다거나, 등을 고민합니다."
100만 특례시를 앞둔 화성시문화재단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의 답변이 이외였다. 그는 특별히 무얼 더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100만 특례시가 됐다고 해서 뭔가 특별한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문화는 호흡이 굉장히 길어야 돼요. 질적으로 우수한 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좀 더 보편화돼야 하는데 일상이 문화가 되려면, 좀 시간이 걸린다고 보는 거죠. 기초 자치단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지만, 굳이 특별한 것, 어디를 가야서만 보는 게 예술이 아니라 일상에서 예술을 누리게 할 수 있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러한 판을 깔고 예술가도 참여하고 시민도 참여하는 사업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상이 예술이 되는 것, 화성시가 집중해야 될 것
쿠바 하바나의 예를 들려던 그의 눈이 반짝였다.
"일상이 예술이 되는 것이 제가 그리는 그림이에요. 특별히 인트라를 더 구축하고 무언가를 더 크게 만드는 게 아닌, 포스트 코로나 이후 문화 예술계는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이미 많은 작가가 틀에서 벗어나서 틀을 깨는 작업을 하고. 이젠 개인의 작품으로만 해외로 나갈 수 있죠.
문화재단은 화성시의 훌륭한 자원이 활동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고 그들이 그곳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가능한 깔아주는 역할을 할 거예요. 그리고 화성시민이 요구하는 문화적 수준에 맞출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세대에 집중할 것. 제가 감히 말하자면, 화성시의 미래는 예술이에요. 예술에 걸어야 지금의 10대가 향후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될 수 있고 외국에서 디자이너를 수입하지 않으려면 세계적 도시가 될 화성시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나오죠."
100만 화성시민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의 작가들에게도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이 문화재단의 몫이다. 예술이 돈이 되기 위해 작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김신아 대표는 작가들에게 MD를 붙여 굿즈를 만들게 하고 그걸 직접 성수동 팝업 시장에 진출시킨다. 호수 공원과 뱃놀이 축제에 디제잉 쇼를 추가했다. 젊은 감각과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그의 예리한 감각이 그렇게 화성시 축제에 녹아들어 갔다.
"기본적으로 아파트를 지으면 특정 공간에 조형물이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 화성의 어느 카페에 가도 예술이 있다면 화성만의 것을 만들어 가는 것. 크게 돈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아이디어와 실행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관내 작가들과 협업을 하며 그들이 필요한 무대라면 국내든 국외든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싶다. 화성시 서부권역의 천혜의 자연이 있는 곳에 화성시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것, 그런 연결 고리를 지속해서 만들어 갈 거예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