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매국 사대정권 윤석열을 탄핵하자!"
"친일정권 하수인 마산박물관을 규탄한다!"
"일제잔재 전시한 마산박물관을 규탄한다!"
"일제잔재 청산하고 민족의 기상 바로 세우자!"
8일 오후 1시 10분께 경남 창원시 창원시립마산박물관(마산박물관) 앞에서 대학생 4명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과 마산박물관을 규탄하며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 사이코 마코토의 글씨를 새긴 석각(돌에 글씨를 새긴 조각)을 부수다가 전원 연행됐다.
이날 대학생들은 각각 1930년 당시 조선총독 사이코 마코토가 쓴 '산명수청(山明水淸, 산수가 맑고 깨끗함)' 글씨를 새긴 석각과, 마산부윤(시장) 이타가키 타다지가 '수덕무강(水德无疆, 물의 덕은 너무나 커서 그 끝이 없다)'이라는 글씨를 새긴 석각에 빨간색 스프레이를 뿌렸다.
이후 대학생들은 쇠망치로 석각을 파괴하려 시도했다. 석각은 흠집이 났지만 갈라지지는 않았다. 그러자 대학생들은 석각 철거에 나서지 않는 마산박물관을 규탄하며 "친일매국 윤석열 탄핵"을 큰 목소리로 외쳤다.
대학생들은 현장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다음의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이 석각을 파쇄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친일정권 윤석열 정권 들어 갑자기 일제 잔재인 석각이 전시된 것 ▲전시 장소가 1919년 3월 민중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장소인 추산정과 가까운 것 ▲마산박물관이 역사적 사실을 시민에게 알리겠다는 이유로 전시했으나 안내판에 일제 잔재물임을 알리는 제대로 된 내용이 없다는 것'을 꼽았다.
그러면서 "도대체 이러한 흉물이 왜 박물관에 번지르르하게 전시되어 있는 것인가"라면서 "이 석각은 1995년 김영삼 정부 시기 민족정기 바로 세우기 사업의 일환으로 철거된 후 2001년 마산박물관으로 돌아왔으나 방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 들어서 갑자기 전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경남매일>은 지난 5일 "이 석물은 기존에는 화단에 누운 형태로 설치돼 있었으나 지난 2022년 하반기 무렵 박물관 야외전시장 정비사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지지대가 설치되면서 우뚝 선 형태로 자리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뉴라이트 성향의 인사를 역사기관 주요 요직에 앉힌 이 윤석열 정권 시기에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 "오늘 우리가 하는 행동은 정부의 역사 왜곡에 맞서 우리 역사를 바로잡기 위함이며 대통령이 팔아먹고 있는 민족의 기상을 바로 세우기 위함"이라고 선언했다.
실제로 해당 석각은 햇빛 가리개와 비가림막 용도로 쓰이는 처마 아래에 전시돼 있다.
근처에서 학생들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대학생들이 결기가 있네", "(그러게) 철거한다고 한 거 왜 안 하고 있나" 등의 말을 하며 호응했다.
이후 현장에는 학생들을 연행하기 위해 경찰차 5대가 출동했다. 경찰은 학생들을 막아 섰고, 한 남학생에게는 수갑을 채웠다.
끝까지 "친일매국 윤석열 탄핵"을 외치던 학생들은 모두 근처 마산중부경찰서로 이송됐다. 대학생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창원지역 시민사회 등에 따르면, 해당 석각은 일제가 1930년 마산 내 일본인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할 마산부 추산정수장 완공을 기념하며 세웠다. 추산정수장은 일제가 마산부에 있던 일본인들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고자 만든 것이다. 해방 이후 해당 석각은 수십 년 넘게 방치돼 있었고, 2001년에는 마산박물관이 추산정수장 옛터에 설립됐다.
그런데 2022년 하반기 창원시가 마산박물관 야외전시장 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방치돼 있던 석각을 현재 형태로 전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시민사회에서는 해당 석각을 시급히 철거해야 한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자주시보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