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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하는 유동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사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출석하는 유동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사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정민

"재판에 앞서 이재명씨를 보는 게 힘드니까 가려주시면 좋겠다."

8일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의혹' 재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공판 시작과 동시에 재판부를 향해 한 요구사항이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 입장에서 1시 방향, 피고인석 가장 앞쪽 자리에 앉은 상태였다.

이에 재판장인 김동현 부장판사가 "차폐막을 원하는 것이냐?"이라고 물은 뒤 이 대표를 피고인석 뒷줄에 앉은 변호인과 자리를 바꿀 것을 제안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이 "(모니터 등으로) 충분히 가려진다. 아무 문제 없이 진행돼왔다"라고 반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비슷한 상황은 지난 공판에서도 있었다. 지난 5일 열린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은 재판부를 향해 "피고인(이재명 대표)을 쳐다만 보면 정말로 구역질이 나오고 토할 거 같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이 "도가 지나치다"라고 반박하자, 유 전 본부장은 오히려 "혈압이 있어서 혈압이 터질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장이 "가림판을 원하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괜찮다"며 "힘들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답하면서 당시 상황은 일단락됐다.

8일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은 사실관계를 따지는 변호인의 질문에 오히려 역으로 "발음 좀 똑바로 하라"고 면박을 주거나, "(내용 파악에 대한) 질문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해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부장판사는 별다른 주의를 주지 않았다.

- 변호인 "(유 전 본부장은) '평소에 제가 남욱에게 하지 않은 말이 마치 제가 말한 것처럼 와전된 경우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은 사실인가?"

- 유동규 "그건 아니다. 김만배가 그렇게 얘기했다, 김만배가 얘기한 것을 남욱 입이 가볍다고 한 거다. 나도 부인해야하니까 했던 이야기다. 내용을 좀 파악하고 질문해라."

- 변호인 "내용을 파악하려고 질문하는 거다."

- 유동규 "(내용 파악에 대한) 질문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해라."

심지어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방식 선정 과정을 묻는 질문에 느닷없이 지난 총선에 민주당 공천 과정을 언급하며 변호인을 향해 "다음에 공천받으실지 모르겠다"고 비꼬는 말을 했다.

- 변호인 "(증인은) 이재명이 토론을 통해 결정한 게 없다고 말했는데, 이재명 시장의 가장 핵심적 리더십이 '합리적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다'고 평가한다. 이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나?"

- 유동규 "나도 하나 말하겠다. 그럼 '수박'이란 말은 왜 나왔나? 그게 합리적 의사구조고, 다른 사람 말을 들을 준비 돼 있는 것인가? 다른 사람 공천학살하고, 신문에서 못 들었나? 공천학살했다, 다른 사람 지지하거나 이재명하고 다른 말하는 사람들은 전부 다 공천학살됐다, 이런 건 못 들었나? 내 맘대로 하는 게 합리적인가? (그럼) 김정은도 지금 합리적으로 통치하는 것인가? 그런 이야길 하는 건, 다음에 공천받으실지 모르겠지만, 사전 합의된 건 이재명한테 사전 보고한 이야기 말고 통과된 거 있냐고 묻고 싶다."

한편 재판부는 "지금 속도면 2월 법관 인사 전까지 14회 (공판기일이) 남았는데, (유동규 증인신문을) 다 끝내지 못할 수 있다"라며 "최소한 하루 5시간 반대신문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가 이끄는 형사합의 33부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도 맡고 있다. 위증교사 혐의의 선고는 오는 25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이재명#대장동#유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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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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