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2시 광화문네거리에서 윤석열 퇴진 예술 행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 ⓒ 성하훈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우리 사회가 공정과 상식, 평화와 안정을 찾을 때까지 시, 노래, 그림, 연극, 춤, 풍물 등 저마다의 무기로 예술행동을 이어가겠다."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민예총)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인들이 '윤석열 퇴진 예술 행동 선언문'을 통해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해 문화예술계가 앞장서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9일 오후 2시 광화문네거리 앞에 모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윤석열 퇴진에 앞장서는 예술인 일동' 명의의 성명을 통해 '윤석열이 법을 무시하고 보궐선거에 직접 개입한 육성이 공개된 것은 당연한 탄핵의 사유'라며 '북의 러시아 파병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한다느니 우리 군을 파병한다느니 하는 망발을 쏟아 내고 있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평화를 최우선 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부추기는 행동들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들의 생명에 대한 존중이 털끝만큼도 없다는 것을 이태원참사와 채상병의 죽음에서 보았고, 부자 감세와 대기업 몰아주기 정책으로 서민들은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조차 힘들어지는 처지가 되고 있다'고 민생 문제도 지적하면서, '암담한 미래는 문화예술계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모든 영화제의 예산이 삭감되고 창작과 예술노동, 예술교육에 대한 지원이 사라지고 있으며 그 자리를 국정홍보 예산으로 채우고 있는 이 정부에, 드높은 문화예술의 힘은 더 이상 기대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던 심의제도를 다시 관철시키려는 행위 또한 서슴치 않고 다시 진행되고 있는 등 윤석열 정부 이후 가속화되는 창작 환경 파괴로 인해 예술인들은 깊은 고통속에서 삶의 모든 기반들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에 문화예술인들은 '이대로 무너져가는 한국 사회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면서 '이제 윤석열 퇴진 예술행동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과거 박근혜 탄핵 촛불에서 예술인들이 한겨울 광장에 텐트를 치고 끈질기게 촛불항쟁을 앞장서서 지켜왔었다'며 지난 시간의 기억을 상기했다.
▲9일 오후 2시 광화문네거리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예술 행동 선언'에 나온 문화예술인들 ⓒ 성하훈
성명서 낭독에 앞서 현장 발언에서 김재상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부정한 일을 바로 잡는 데 문화예술인들 앞장선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박근혜 정권 탄핵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 문화예술인들이 캠핑촌을 열고 노숙농성에 시작했던 경험을 소환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에서 문화예술 탄압과 검열에 시달리며 블랙리스트가 재현되고 있다면"서 최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이 서울시향 이사로 위촉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방해영 연극연출가 역시 "박근혜 때보다 더 안 좋다"며 "경찰들이 시위 대응이 아닌 국가안보와 치안에 집중하고, 예술가들이 자기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윤석열은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화문에 모인 문화예술인들은 길 건너편에 보수단체의 집회 무대에 나오는 소음이 거센 가운데도 꿋꿋하게 춤과 노래를 선보이며 예술가의 기질을 발산하면서 결의를 다졌다. 강욱천 민예총 사무총장은 "상설 조직이 아닌 문화예술인 개인들의 뜻을 모은 것이지만, 윤석열 정권 퇴진에 문화예술계가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