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 주말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진행된 대규모 집회를 겨냥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첫 번째 집회 때보다 추산 인원이 오히려 줄어든 것을 꼬집으며 역공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특별검사 법안에 대한 반대 뜻을 재확인한 것은 물론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재의요구권)' 건의도 예고했다.
야권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다음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까지 예정되어 있는 탓에 여야 대치 국면이 격화하고 있다.
"아름다운 서울 주말이 '판사 겁박' 무력 시위로 짜증나는 상황"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11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장외 투쟁을 '판사 겁박'이라고 재차 꼬집었다. 그는 "이번 주 이재명 대표 판결 선고를 앞두고 '민노총-촛불행동-민주당' 원팀이 판사 겁박 무력 시위를 또 벌였다"라며 "그런데 그 과정에서 경찰에 대한 공직자에 대한 공무 수행에 대한 폭력으로 다수가 체포됐다"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다음 주에도 또 한다고 한다. 이 대표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이 무력 시위 계속할 것 같다"라며 "그러면 아마 앞으로 몇 년간은 이 아름다운 서울의 주말은 판사 겁박 폭력 시위로 더럽혀지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경찰 등 사법당국의 엄격한 법 집행을 촉구한다"라며 "이건 정치가 아니라 범죄 아닌가?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라고도 꼬집었다.
이어 "왜 이 아름다운 서울의 주말이 저런 판사 겁박 무력 시위로 차 막히고 짜증나는 상황이 반복돼야 하느냐?"라며 "서울 시민들께 아름다운 서울의 주말을 돌려드리자는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순전히 정치공학적인 계산으로 생각해 볼 때, 유죄라고 생각한다면 이재명 판사 겁박 무력 시위를 하는 것이고, 무죄라고 생각한다면 이재명 재판 생중계 무력 시위를 하는 게 맞다"라며 "이건 정치공학까지도 안 가는 쉬운 계산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생중계는 극구 거부하면서 판사 겁박에만 올인하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사실 스스로의 판결은 이미 유죄로 난 것 같다"라는 비난이었다.
그는 "대한민국 사법부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법대로만 다른 일반적인 사람들과 일반 우리 국민들과 똑같이만 판단해 주기를 기대한다"라고 요청했다. "지금 민주당이 하고 있는 무력 시위는 그걸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라며 "저희는 사법부의 재판에 개입하려는 게 아니다. 사법부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고 요청드리는 것뿐"이라고 비교하기도 했다.
대통령 거부권 건의 예고... "이재명 범죄 방탄 집회, 당원도 외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여전히 민생국회를 외면하고 이재명 대표 방탄용 장외 선동 집회를 개최하는 등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라며 "이번 주에는 김건희 여사를 타깃으로 14개 의혹을 무분별하게 뒤섞은 인권 유린 특검법이자 수사권, 기소권까지 야당이 장악하겠다는 삼권 분립 파괴 특검법을 14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겠다고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반헌법적인 나쁜 특검법안을 단호히 반대하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할 경우 즉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혀둔다"라고 경고했다.
이 과정에서 추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민주당 장외 집회 참석 규모가 일주일 전 집회보다 줄어들었다고 한다"라며 "민생을 버리고 거리로 뛰쳐나가 사법부를 압박하고 대통령을 퇴진시키겠다는 이재명 범죄 방탄 집회를 민주당 당원들도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용 정쟁을 즉각 중단하고 민생국회, 예산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 문제를 두고서는 친윤계와 친한계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한편에 있어서는 법원의 숙원 사항을 들어주면서 어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 있어서는 장외 집회로 법원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며 "그러나 장외 집회에 참여하는 국민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한 메시지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을 앞세우지 말고 본인들 스스로 법 앞에서 당당하게 재판받아라'라고 하는 게 바로 국민의 메시지가 아닌가"라는 해석이었다.
김종혁 최고위원 역시 "민주당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두 번째 장외 집회를 열었다. 그런데 어찌된 셈인지 경찰 추산에 따르면 참여 인원은 그 전 주에 첫 번째 집회 때보다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라고 꼬집었다. "시민들이 휴일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멋진 도심의 가을을 즐길 권리를 빼앗아가며 벌이는 이 장외 집회를 민주당이 과연 언제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라고도 날을 세웠다.
이탈표 고려한 민주당 특검 수정안... 한동훈 "특별히 말씀드릴 것 없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여당의 이탈표를 염두에 두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수정 제출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서도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산발적으로 퍼져 있는 의혹들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명태균씨와 관련한 공천 개입 의혹으로 집중하고, 특검 추천권 역시 한동훈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에 공언한 '제3자 추천' 방식을 수용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김종혁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장외투쟁과 더불어 오는 14일 김건희 특검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한다"라며 "그런데 느닷없이 도이치모터스와 명태균만 빼내서 제3자 특검법을 할 수도 있다고 흘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민주당이 14개 의혹을 쏟아부어 제출했던 김건희 특검법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사실상 고백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는 반발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또한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수정안에 대해 "민주당에 대해 특별히 제가 더 말씀드릴 것이 없다"라고 못을 박았다. 대신 오는 14일에 있을 의원총회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여부를 논의하는 데 대해 "이제 실천이 남은 것이다. 국민께 약속드린 것을 실천하는 방향으로 당이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