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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한파'라는 말도 어쩐지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11월인데도 이상하리만큼 따뜻할 정도인 이상기온으로 인해 야채값이 계속 고공행진이다.

농사를 직접 짓고 계신 친정 부모님께서도 딸인 내게 토마토가 올해 수확량이 좋지 못하다고 하셨다. 폭염에 너무 고온이었던 여름 날씨가 변수였다며 내심 속상해하시는 듯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자들은 비싸서 잘 사 먹지 못하는 동시에 농부들은 한철 내내 고생했지만 수확량이 좋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이다.

여름 토마토 하우스에서 익어가는 토마토
여름 토마토하우스에서 익어가는 토마토 ⓒ 송미정

요 며칠 전엔 샌드위치 집에 갔는데 토마토 수급의 문제로 개수를 제한한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빨간 토마토가 없어 초록색 토마토를 샌드위치에 넣어주기도 했다.

토마토뿐 아니라 다른 야채 값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쌈채소 가격이 비싸 어느 고깃집에서는 상추를 3장만 주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오죽하면 그럴까 싶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손님이 '상추 더 달라'면 걱정된다는 자영업자 친구

최근 경기 용인 근처 쌈밥집에서 가족들과 외식을 했었다. 쌈채소가 비싼 와중에도 채소를 무한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나혼자 알기에 아깝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개인 블로그에도 올렸는데 짧은 기간 내에도 조회수가 상당히 높았다. 그만큼 쌈 채소를 무한히 먹을 수 있는 식당이 귀해진 것이다.

내 주변엔 삼겹살집 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얘기도 인상 깊었다. 요즘처럼 상추 값이 비쌀 때는 손님이 "상추 좀 더 주세요" 하면 표현은 못하지만 내심 가슴이 덜컹한다고 했었다. "줬던 야채를 안 줄 수도 없고, 채소가 비싼 요즘 같은 때면 이래저래 음식점 운영하기 힘들다"라고 친구는 푸념하듯 내뱉었다.

내가 과거에 영양사를 할 때도 그랬다. 매년 장마철 혹은 지금 10~11월이면, 채소 가격이 비싸서 급식 식단으로 초록색 야채를 넣고 싶어도 반찬으로 낼 수가 없었다. 단체 급식에서는 제육볶음이 자주 나가는데, 그럴 때 상추쌈이 나가면 특히 잘 어울린다. 하지만 값이 비싸지는 등 상추쌈을 제때 구할 수 없을 때면, 자주 양배추쌈으로 제공했었다.

양배추쌈 양배추 찌는 모습
양배추쌈양배추 찌는 모습 ⓒ 송미정

영양사인 나도 양배추 쌈을 좋아해서 쌈채소가 비쌀 때는 집에서도 양배추쌈을 자주 해 먹고는 한다. 여기에 집에 있는 자투리 채소를 넣고 함께 찐 뒤, 강된장을 만들어 찍어 먹으면 그 또한 별미이다.

양배추를 맛있게 찌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일단 양배추를 흐르는 물에 잘 씻어주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20분 정도 쪄주면 완성이다.

양배추는 사시사철 나와 구하기 쉽고, 가격 편차도 심하지 않은 편이라 언제든 부담 없이 먹기 좋은 식재료이다. 양배추의 달고 아삭한 맛이 염분이 없어도 음식의 풍미를 주며 특히 양배추에 풍부한 비타민U는 위 점막을 튼튼하게 하고 상처 난 위벽의 재생을 도와준다.

가격변동 적고, 건강에도 좋은 양배추... 쌈 필요할 때 자주 쓰는 쌈무

양배추에 있는 비타민C는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양배추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포만감을 오랫동안 유지해 체중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쌈무'이다. 쌈에 어울리는 새콤한 쌈무도 가끔 먹으면 입맛이 돌고 참 맛있다. 쌈무는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쌈이 필요한 경우에 제공했었다.

쌈무를 더 고급스럽게 세팅하는 방법은 쌈무와 깻잎을 같이 겹쳐두는 것인데, 상추가 비싸면 덩달아 깻잎도 비싸지기 때문에 매번 그렇게 고급스럽게 제공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집에서 먹을 때 깻잎과 쌈무를 겹쳐서 담아두면 보기에도 예쁘고, 영양소도 섭취할 수 있어 좋다.

쌈무는 구운 오리훈제나 삼겹살에 함께 싸 먹으면 더욱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깻잎무쌈 깻잎무쌈 단체급식 제공
깻잎무쌈깻잎무쌈 단체급식 제공 ⓒ 송미정

11월은 김장철이다. 뉴스에서 보니 다행히 김장용 배추의 가격이 안정화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저렴해진 배추를 이용해서 샤부샤부를 해 먹어도 좋고, 건새우 넣고 시원한 배춧국을 끊여 먹어도 좋겠다.

이맘때쯤 회사에서는 알배기쌈도 자주 제공했었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알배기의 고소한 맛을 알게 돼 없어서 못 먹는 야채 중 하나이다. 파란 배추보다는 노란 알배기의 선호도가 훨씬 좋다.

창립기념일이나 송년회 회사 메뉴로 빠질 수 없는 메뉴인 수육. 수육에 알배기쌈, 혹은 배추 겉절이와 함께 한입 먹으면 맛있는 겨울이 한입에 들어온다. 내 경우 하도 자주 먹다 보니, 일 년 동안 먹을 배추쌈을 거의 11월에 다 먹게 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겨울이 되면 빠질 수 없는 반찬 중에 하나인 '물미역'을 소개하고자 한다. 쌈다시마보다 훨씬 부드러워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메뉴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이라, 추천한다.

물미역 물미역 단체급식 제공메뉴
물미역물미역 단체급식 제공메뉴 ⓒ 송미정

물미역에는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특히 비타민K, C, A, 마그네슘, 철분, 칼슘등이 많이 들어있다. 물미역은 칼로리가 낮아 체중관리에 도움을 둔다. 또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또 물미역에는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성분이 다량 함유 되어 있어 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세포 손상을 방지할 뿐 아니라 노화방지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특히 물미역은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다.

야채 가격이 비싸진다며 고공행진, 금상추와 금배추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럴 때 조금만 고민하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제철 식재료나 가격 변동이 없는 야채들을 잘 이용하면 우리 집 식탁을 더 건강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에도 실립니다.


#양배추쌈#깻잎무쌈#물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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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와 강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 건강하고 영양 좋은 음식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직영양사가 알려주는 우리집 저염밥상> 전자책 발행하였으며 <옆집 영양사 언니>로 블로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브런치 작가로 일상의 요리에서 추억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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