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4시, 민주노총은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서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2024 전국노동자대회·1차퇴진총궐기를 열고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이날 대회에는 민주노총 추산, 10만 명이 참가했으며 경찰은 질서유지선을 설치하여 참가자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막아섰다.
경찰의 가두리 양식장식 통제방식으로 인원에 비해 협소한 집회 현장을 넓히려는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의 밀고 밀리는 몸싸움이 벌어져 양측 부상자와 구속자 10여 명이 발생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11일 낸 성명에서 "경찰은 지난 9일 개최한 1차 퇴진총궐기에 대해, 참가 예상인원 대비 협소한 공간을 허가했다. 민주노총은 경찰 측에 여러차례 집회 장소 협조를 요청했으나 경찰은 충분한 공간을 불허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집회 참가자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경찰은 집회장소로 이동하거나 집회장소에 앉아있던 조합원을 강제로 밀어붙이면서 충돌을 유발했다. 참가자들이 '사람이 쓰려졌다' '이러면 다친다'고 외쳐도 막무가내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며 "경찰은 2만여 명이 동원됐고, 특수진압복·방패·삼단봉으로 집회 참가자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골절과 호흡곤란, 염좌와 찰과상 등을 입은 부상자가 속출했으나 경찰은 집회 참석한 조합원 10명을 연행했다. 심지어 시민 1명도 폭력 연행 됐으며, 한창민 국회의원(사회민주당 대표)은 경찰에 뒷덜미를 잡히고 땅바닥에 뒹굴고 상의가 찢기는 수모까지 당했다"고 개탄했다.
민주노총과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은 11일 13시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경찰청은 평화 집회에 참석한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고 부당한 집회 방해 행위를 사죄"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윤석열 정부 이대로는 살 수 없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윤종오·전종덕·정혜경·한창민 국회의원과 진보당 김재연 대표, 노동당 이백윤 대표, 정의당 권영국 대표와 나순자 사무총장, 권영길 전 의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산별연맹 위원장들이 참석했으며 집회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다.
이날 대회사에서 양경수 위원장은 대회 현장에서 경찰과의 마찰로 조합원들이 구속되고 부상했다고 밝히며 "민생은 도탄이고, 접경지 주민들은 전쟁 같은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피난길에 나섰다. 분노한 시민들은 도대체 이 나라의 대통령이 김건희인지 명태균인지 묻고 있다. 그런데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윤석열 정권은 눈과 귀를 닫고 제멋대로 폭주를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이틀 전 대통령의 끝장토론은 이 정권의 끝을 보여주었다. 권력의 주체인 국민들이 틀렸다! 바꾸라! 요구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못하겠다! 안 하겠다! 답했다. 이제 나가라! 물러나라! 퇴진하라! 외쳐야 하지 않느냐"면서 "윤석열 정권을 몰아낸 자리에 노동자 민중의 권력을 세우자"고 역설했다.
그러며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법의 보호를 받고 노동조합을 할 수 있도록, 실질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노동기본권을 쟁취하자. 의료와 돌봄, 에너지와 교통 공공성의 강화로 기후위기와 인구 소멸을 극복하자. 새로운 세상을 윤석열 정권 퇴진광장에서부터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투쟁사에서 언론노조 박상현 KBS 본부장은 "지금 KBS는 국민이 아닌 용산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면서 "KBS의 비판적인 프로그램은 모두 사라졌다. 총선에 영향을 준다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세월호 10주기 다큐가 불방됐다. 광복절에는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틀고 독재자를 미화한 '기적의 시작'을 방송했다. 대통령 기자회견도 검증 없이 받아쓰기만 하면서 김건희 의혹을 숨기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KBS 차기 사장 후보자가 된 건 용산에 정성을 다하는데 앞장선 '파우치' 박장범"이라며 "다음주, 법원에서 사장 선임 중단을 따질 재판이 열린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법원이 빠르고 합당한 판단을 내려달라는 탄원서를 내려고 한다. 꼭 탄원서명운동에 참여해 달라. 동지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을 받아 KBS를 다시 국민의 방송으로 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
공공운수노조 박경득 의료연대본부장은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은 오히려 의료를 시장에 내맡기고, 민간보험을 활성화하고 건강보험은 축소하는 민영화 방안"이라며 "대통령 말대로 의사를 아무리 늘려도 지역·필수의료에 배정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요구한다. 국공립공공의대를 만들어 공공의사를 양성하자. 그리고 시장의료를 공공의료로 전환하자"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김형수 거통고지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내린 구형은 저에게 4년 6개월, 철창에 스스로를 가둔 유최안 당시 부지회장 3년 포함해 전체 구형량이 20년 4개월 벌금이 3300만 원 손배 청구액은 아시다시피 총 480억이 넘는다"며 "빼앗아 간 임금, 돌려주기로 했던 임금 돌려달라는 하청노동자에게 윤석열 정부와 윤석열의 검찰 그리고 한화오션이 내린 철퇴"라고 분노했다. 그러며 "싸워야 한다. 막아야 한다. 내려오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노조 차봉은 노원을지대병원 지부장은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뛰쳐나간 병원을 지키기 위해 우리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묵묵히 헌신하며 일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무급휴가, 휴직에 내몰렸고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희생만을 강요당했다"면서 "그래서 파업에 나섰다. 노원을지병원은 을지재단의 모(母)병원이다. 모병원의 희생으로 병원을 확장하더니 이제는 필요없다며 외면하고 있다. 이 파업 투쟁 반드시 승리하여 노동자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올바른 병원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각오했다.
행동하는 경기대학생연대 유매연 대표는 "윤석열 정부 아래에서 단 하루라도 더 버티실 수 없을 것 같다"면서 "대자보를 붙이고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떼어졌다. 학교 안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도 학내 정치활동 금지 학칙 위반이라며 경찰이 왔다 가기도 했다. 지금이 유신 독재정권이냐? 윤석열 대통령은 대체 대학생들의 어떤 이야기가 두려운 것인가. 대통령이 기대하는 남은 2년 반은 이제 없다. 미래를 위해 지금, 퇴진시키자!"고 외쳤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하원오 의장은 "윤석열 정권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치솟는 물가가 농산물 가격 때문이라며 농민을 탓한다. 떨어지는 쌀값은 생산량이 많아서 그렇다며 또 농민을 탓한다. 올라도 농민 탓, 떨어져도 농민 탓이라고 한다"면서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오직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것만이 우리가 살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도흠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사회개혁특별위원장은 "참담한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며 전국의 교수·연구자들은 윤 정권에 일말의 기대도 없음을 확신했다. 윤석열에게 즉각 퇴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분노했다.
이날 대회에서 조합원 공연단이 <못살겠다 내려와>, <세상에 지지 말아요> 두 곡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당초 오후 4시에 시작되어 오후 5시에 마무리 될 예정이었으나 경찰과의 대치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진행되어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마무리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피아'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