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수-극우 개신교계의 지지를 받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원로 목사의 흉상이 경기도에 세워졌다. 11일 오전 11시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경복대학교에서 '학교법인 경복대학교 초대 명예 이사장 김장환 박사 흉상 제막식'이 열린 것이다.
이날 김진표 전 국회의장·주광덕 남양주시장·윤재옥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 정치계, 극동방송 전국 네트워크 임직원, 경복대학교 설립자 전재욱 박사 및 임직원·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해 김 목사의 흉상 제막을 축하했다.
또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김중엽 뷰렌코리아 대표이사 등 기업가들과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도 흉상 제막식을 축하하는 화환을 보냈다.
예배와 기념·축사로 이뤄진 1부 시간에는 과거 미군 하우스 보이로 시작해 미국 등 세계를 오가며 큰 규모의 성장을 이룬 김 목사의 행적이 소개됐다.
조봉희 지구촌교회 선교목사는 "김 목사는 놀라운 기억력을 바탕으로 다방면에서 업적을 일궈 국내 개신교계의 신화를 써냈다"고 했으며, 전재욱 박사도 "초대 이사장인 김 목사는 굳센 믿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세계적 영적 지도자"라고 말했다.
축사와 격려사에 나선 김 전 국회의장과 주 시장 역시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개신교의 선교가 영향을 끼쳤으며, 그 중심에는 김 목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시대의 큰 어른이자 스승인 김 목사의 흉상 제막을 시민들과 함께 축하한다"고 전했다.
인사에 나선 김 목사는 "'나는 이런 거 받을 가치가 없다'고 여러 번 고사했지만, 전 박사의 강한 의지와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어 나오게 됐다"면서, 흉상이 설치된 경복대학교의 발전과 축복을 기원했다.
그러나 중도-진보 개신교계에서는 이날 행사에 대해 신학적·사회적 시각을 기반으로 한 우려와 비판을 표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북노회 사회선교센터인 사단법인 평화나무는 같은 날 기사를 통해 "성경에는 왕들의 흉상에 절하거나, 다른 신 또는 권력자를 향한 아부를 금하고 있다"면서, "그리스도교 정신을 위배한 우상 숭배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인 남오성 주날개그늘교회 목사도 기자와 한 통화에서 "과거 박정희·전두환과 같은 군사독재정권과 김영삼·이명박·박근혜·윤석열 등에 이르기까지의 보수권 대통령·정치인들을 지지하는 등 국내 민주화와 평화에 역행한 행동을 한 사람이 김 목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목사는 2019년 전두환씨가 12·12 군사 반란을 일으킨 지 40년이 되는 날 서울특별시 강남의 한 고급 중식당에서 열린 기념 오찬에 참석했으며, 2시간 식사 시간에 전씨에게 '각하'라는 호칭을 써 논란을 일으켰다.
또 김 목사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수원중앙요양원은 지난 2021년 폐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입소자와 돌봄노동자 측과 갈등을 빚었으며, 2022년에는 김 목사가 원로목사로 있는 수원중앙침례교회의 영향을 받는 사회복지법인 스완슨기념관유지재단이 수원중앙양로원 원장의 해임안을 가결해 입소자·원장과의 대립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