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지난 10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정보공개법 개정안'에 대해 "시민의 알 권리의 심각한 침해와 위헌 소지도 있다"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시민단체 활동가 및 법률가, 언론인들은 1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정보 은폐 합법화 시도, 알 권리가 위험하다' 토론회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가 악의적인 정보공개 청구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으로 제시한 개정안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에 대하여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마련되었다"고 주최 측이 밝혔다.
발제를 맡은 김유승 정보공개센터 공동대표는 "과도한 청구에 대한 판단 기준이 '부당하거나 사회통념상 과도한 요구'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되어 있어 정부가 이를 임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크며, 행정 편의적이거나 정치적인 판단에 따라 정보공개 청구를 종결 처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는 "87년 민주화운동의 결실로 설립된 헌법재판소가 초기 결정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했다"면서 "이는 단순히 표현의 자유를 넘어 국민주권주의와 인간의 존엄성, 기본적 생존권과 직결되는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정안이 제시하는 '부당하거나 사회통념상 과도한'이라는 기준이 기본권 제한 요건의 명확성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개정안이 헌법상 기본권인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하며, 정부 정보공개법 개정안의 위헌성에 대해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 정보 은폐 심각... 국회·언론인 요청에도 거부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충북 청주 청원구)은 "최근 윤석열 정권에서 국회에서의 자료 제출조차도 거부하는 역주행을 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정보공개법 개악 막는 것을 넘어서서 더 나은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하는 데 있어서도 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구)은 "윤석열 정부의 정보 은폐가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으며, 폐쇄성도 굉장히 강화되고 있다"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더 확대하고 강화하는 한 축과 다른 한 축에는 악성 민원 때문에 괴로워하는 공무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은 보호하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되지만, 정부가 낸 정보공개법 개정안은 악성 민원을 빙자해서 정부가 드러내고 싶지 않은 정보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데 핵심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정부의 개정안대로 가면 안 되겠다 생각에 지난 7일,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정보공개법 개정안을 냈다"라고 설명했다. (관련 기사 : 박정현 의원, 국민 알 권리 강화 '정보공개법 개정안' 발의
https://omn.kr/2aw84)
이상원 <뉴스민> 편집국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정보공개법 개정안이 악성 정보공개 청구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명분이 정보공개 청구를 비공개로 처리하는 합리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정보공개 거부한 대구시, '뉴스민'에 100만 원 배상해야 -
https://omn.kr/2awb5)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끝으로 "정부 정보공개법 개정안이 시민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하며 "정보공개의 투명성과 공공기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