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에 따른 대사이상 유병 위험 ⓒ 질병관리청
음료, 즉석식품,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 스낵류 등 초가공식품(Ultra Processed Food, UPF) 섭취가 비만 아동·청소년에서도 대사이상 위험도를 높인다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규명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박현영)은 12일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에서 '과체중 이상'의 비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수행된 비만 중재 연구 참여자 중 149명을 대상으로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을 확인하고, 초가공식품섭취와 대사이상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에서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을수록 대사질환 위험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체질량지수(BMI)가 85 백분위수 이상인 8∼17세 아동·청소년들이 참여헀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초가공식품은 식품의 보존성, 맛, 편의성을 위해 산업적인 공정을 거쳐 식품에서 추출되거나 합성된 물질을 함유하는 식품"이라며 "가공 과정에서 당, 가공지방, 염분 등이 많이 들어가며, 비타민, 섬유소 등 영양소는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초가공식품 섭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수치상으로 국내 초가공식품 섭취 증가는 2010∼2012년 23.1%에서 2016∼2018년 26.1%로 증가했다(국제학술지 2021년).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의 이번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을 '노바(NOVA) 분류체계'(식품분류 기준으로 식품 가공 정도 등에 따라 1군∼4군으로 분류)에 따라 섭취수준이 낮은 그룹(하위 1/3), 중간그룹(중위 1/3), 높은그룹(상위 1/3)으로 분류하고, 가장 낮은 그룹을 기준으로 나머지 그룹 간의 대사질환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이를 통해 비만 아동·청소년들은 하루 섭취식품량 20.4%, 하루 섭취에너지 25.6%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중앙값 기준)하고, 섭취수준이 가장 높은 군은 하루 섭취식품량 38.0%, 하루 섭취에너지 44.8%를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여자의 지방간 및 인슐린 저항성 비율 ⓒ 질병관리청
또한 초가공식품 섭취 수준이 가장 높은 군(상위 1/3)은 가장 낮은 군(하위 1/3)에 비하여 '지방간' 위험이 1.75배, 혈당 조절이 원활하지 못하여 혈액에 인슐린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상태인 '인슐린 저항성' 위험이 2.44배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간지방이 10% 이상인 중등도 이상(moderate to severe)의 지방간 위험은 4.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지방간질환(Metabolic 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은 비만, 혈당장애, 높은 혈압,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등 대사증후군 위험인자 5개 중 1개 이상을 가진 지방간 환자를 말한다.
이외에도 섭취하는 식품 중 초가공식품 비율이 '10% 증가'함에 따라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질환 유병 위험은 1.37배 증가하고, 인슐린저항성 유병 위험은 1.3배 증가하는 것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비만 아동·청소년에서 정확한 지방간 평가를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지방간을 측정했는데, 참여자의 83%가 지방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경우는 62.8%로 비만 아동에서 지방간과 제2형 당뇨 위험이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비만 아동·청소년의 대사질환 유병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초가공식품의 섭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아동·청소년의 초가공식품 섭취 감소를 위한 가정, 보육·교육시설 등의 문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 및 건강분야 국제학술지 에 지난 10월 17일 온라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