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가 교육용 목적으로 사들인 폐교에 짓기로 했던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파크골프장을 만들겠다고 계획한 사실이 확인됐다.
창원시는 마산합포구 진북면 폐교 터에 지을 예정이던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운영비 부담을 이유로 확보한 국비까지 포기하며 올해 백지화했다. 이후 사업 변경을 이유로 경남도교육청에 질의서를 보내 놓고 답변을 기다렸다. 창원시는 그동안 두루뭉술하게 문화·체육시설 조성이 가능한지 경남도교육청에 문의했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8홀 규모 파크골프장이었다.
유권해석 기다리는 도교육청... 창원시는 파크골프장 조성에 속도 내
경남도교육청은 이례적인 사안이라 교육부와 행정안전부에 유권 해석을 요청했다. 주된 내용은 창원시 사업 변경에 따른 폐교 매매계약 변경이 가능한지 여부다.
경남도교육청 재정과 관계자는 "2021년 창원시가 매입할 당시와 달리 2024년에 이르러 다른 용도로 써도 되는지 질의서가 왔고, 공유재산법에 따라 매각했지만 애초 계획과 다른 사업 변경은 흔한 경우가 아니라 도교육청에서 자체 판단하기 어려워 9월에 중앙부처에 공문을 보냈고 유권 해석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 따라 폐교는 6가지 용도로 쓸 수 있다. 폐교 용도는 ▲교육용 시설 ▲사회복지시설 ▲문화시설 ▲공공체육시설 ▲소득증대시설 ▲귀농어·귀촌 지원시설 등이다.
사업 변경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창원시는 이미 파크골프장으로 사업 계획을 굳혔다. 창원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진북면 폐교를 활용해 8홀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라며 "경남도교육청에 질의했던 것도 관련 행정 절차를 밟고자 하는 준비"라고 말했다.
창원시는 5개 구에 파크골프장 500홀 조성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 8곳(189홀)에 더해 예산을 투입해 추가로 짓는 게 8곳(120홀)에 이른다. 여기에 진북면 폐교 터까지 포함해 계획 중인 곳이 6곳(189홀)이다. 마산합포구 덕동에 9홀 규모를 만드는 데 15억 원 정도 예산이 드는 만큼 8홀 규모 폐교 터에도 10억 원 이상을 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폐교 매매 계약 조건에 10년간 용도를 바꾸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시가 시설 용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창원시 매몰비용은 5억5000만원, 반납 국비는 32억5000만원 규모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애초 매매 계약에 따른 교육·공공용 목적에 맞지 않아 변경이 불가하다는 해석이 나오면 반환이 불가피하다"며 "결과에 따라 매매 당사자인 창원시와 다시 협의를 하는 등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창원시가 먹거리통합지원센터 건립을 포기하면서 확보했던 국·도비를 반환해야 하는 상황까지 맞닥뜨리자 시의회 지적에 따라 경남도 감사도 진행 중이다. 감사 결과는 내달 나올 예정이다.
경남도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예산 낭비 부분에 대한 현지조사를 마쳤고 관련자 진술도 들었다"며 "12월 중순 안에 감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북면 폐교 터에 짓기로 한 먹거리통합지원센터 매몰비용은 건축공사비·설계용역비·운영용역비 등 5억5000만 원 규모다. 사업 중단으로 반납해야 할 국·도비도 32억5000만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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