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군 골프장 출입 의혹에 대해 대통령실은 "트럼프 미국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에 대비해 8년 만에 연습을 재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미국 대선 훨씬 전인 8월부터 군 골프장을 찾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13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군 소속 태릉 골프장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말부터 골프장을 찾았다"고 말했습니다.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골프장 출입은 8월 31일, 9월 28일, 10월 12일, 11월 2일과 9일로 추정됩니다. 모두 토요일입니다. 주말이지만 정치적인 주요 사안이 있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골프장 출입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윤 대통령이 골프장 출입 의혹이 있기 전인 8월 22일에는 부천 호텔 화재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8월 29일에는 취임 이후 두 번째 국정브리핑이 열렸고 이후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혜 조사 의혹 등 정치적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골프장 출입 의혹이 있던 9월 28일은 전국에 쏟아진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 수습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습니다. 9월 24일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 요청을 거절한 후 국민의힘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을 열기도 했습니다.
북한 오물 풍선 날아와도 골프장 출입?
10월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장 출입 의혹이 있기 나흘 전인 10월 8일 밤, 대통령실은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에 대한 첫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명태균씨를 알고 있는 건 맞지만 자택에서 2번 만났을 뿐 친분이 있는 건 아니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이후에는 명씨와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실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납니다.
골프장에 가기 전날인 10월 11일에는 북한이 우리 정부가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투시켰다면서 "모든 공격력 사용을 준비 상태에 두고 있다"라며 공개적으로 무력 도발과 군사적 위협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북한은 다음날인 12일까지 오물 풍선을 남쪽에 보냈습니다.
북한의 무력 도발 위협과 오물 풍선이 남쪽으로 날아오는 시기에 대통령이 꼭 골프장에 가서 공을 쳤어야만 하는지 국민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입니다.
대국민담화·기자회견 이틀 뒤에 골프장?
대통령실은 골프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외교를 위해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미국 대선이 치러지기 사흘 전에도 골프장에 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야권에서는 "용한 무속인 점괘라도 받고 미리 트럼프 정부에 대비했느냐"라며 비꼬았습니다.
전날인 11월 1일은 국정지지율 1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날입니다. 야당에선 "10%대 지지율 폭락을 보면서도 과연 골프공이 맞았냐"며 윤 대통령의 무신경(?)을 질타했습니다.
골프장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7일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이틀 뒤인 11월 9일에도 골프를 쳤습니다. 전날인 8일에는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검찰에 출석한 날입니다.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에도 언론에선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가 속속 공개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점점 깊어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장에 간 것입니다.
역대 대통령들도 골프장에 출입했고 골프를 통한 정상 간의 만남도 효과적인 외교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이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숨기고 거짓말을 하고, 정치적 사안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골프가 아니라 골프공을 친 사람이 문제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