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4일 오전 10시 44분]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조선하청지회) 소속 한화오션 노동자들이 밤샘 노숙농성을 했다.
조선하청지회는 13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내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선각삼거리 쪽으로 이동해 농성을 하기 위한 천막을 설치하려 했지만 회사 직원들과 충돌을 빚었다. 이에 천막을 설치하지 못한 채 조합원들이 노숙 농성했다.
조선하청지회는 14일 낸 자료를 통해 "농성천막을 설치하려고 한 장소인 선각삼거리는 이전에도 정규직노동조합은 물론 하청노동조합도 자주 농성천막을 설치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퇴근 길에 많은 사람이 오가는 길목이기는 하지만 생산 현장도, 생산 시설도 아니어서 한화오션의 업무를 방해할 일도 없고, 이른바 시설관리권을 침해할 일도 없다"라며 "단지 하청노동자들에게 조선하청지회의 주장을 홍보하기 좋은 곳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조합원들보다 몇 배나 많은 원청 직원들의 완력에 의해 천막이 부숴지고, 결국 농성천막을 설치하지 못한 하청 조합원들은 길바닥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노숙농성한 이들은 "애초의 목적이 '천막'이 아니라 '농성'이었으므로, 농성을 통해 하청노동조합의 주장을 한화오션 노동자들에게 알리는 것이었으므로, 노숙이라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조선하청지회는 단체교섭이 재개돼 202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한화오션이 약속한 성과금, 상생격려금, 상여금을 지급하고, 하청노동자 임금체불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노숙을 해서라도 농성투쟁을 계속하기로 했다.
조선하청지회는 '성과금 300% 지급(매년 100%씩 3년간)', '상여금 50% 지급', '상생격려금 100만원 지급', '상용직 고용 확대와 처우 개선', '상여금 연 300% 지급', '취업방해(블랙리스트)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또 이들은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원청 한화오션이 책임지고 근본 대책 마련하라", "중대재해 근본 대책 마련하고 하청노동조합의 안전활동 참여 보장하라", "윤석열-명태균 불법 파업파괴 국정농단 진상을 밝히고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사측은 "조선하청지회가 요청한 출입과 집회신청에 대해 정당한 조합활동과 절차 진행을 준수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출입을 허용했다"라며 "그러나 사전 승인되지 않은 천막을 임의로 반입한 후 집회 중 무단으로 설치를 강행하려 했고, 이는 사전에 협의된 사항에 반하는 것으로 회사의 출입규정 및 시설관리권에 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