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가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이 대표는 재판 결과에 대해 "매우 아쉽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내 김씨에 유죄를 선고한 판결 결과에 대해 "매우 아쉽다"며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김씨의 재판을 둘러싼 장문의 글을 남기게 된 배경과 15일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데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관련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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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형사13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씨에게 이날 오후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이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인 지난 2021년 8월 2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등에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 4000원어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부는 "기부행위 상대방과 피고인과의 관계, 제공된 액수 등을 보면 제공된 이익이 경미하고 직접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피고인이 배우자 이재명의 대통령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아무개씨와 모임을 하며 식사비를 결제하는 '기부행위'를 했고 공무원이었던 배아무개씨를 통해 기부행위가 이뤄졌다"며 김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김혜경씨 역시 항소의 뜻을 밝힌 상태다. 김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칠준 변호사는 이날 판결 직후 취재진과 만나 "피고인이 식사비 결제를 공모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다"며 "항소해 진실을 밝혀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조승래 수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씨 혐의를 김건희 여사 의혹 등과 비교하며 "10만 원의 문제에 150만 원이 선고될 정도면 300만 원짜리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백, (명태균씨에게 김 여사가 건넸다는) 500만 원짜리 봉투는 수사를 어떻게 해야 하고 얼마의 형을 선고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비뚤어진 이중잣대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아닌가 싶다. 국민들이 한번 더 근본적으로 고민하시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사필귀정" 평가 내놓은 국민의힘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판결을 가리켜 "사필귀정"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송영훈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유죄 선고 사실을 언급한 뒤 "한마디로 '사필귀정'이다.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재판 과정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시도의 연속이었다"며 "명백한 범죄사실을 회피해보려는 거짓 주장에 법원이 오늘 철퇴를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오늘 유죄 판결을 통해 경기도 법인카드가 이재명 대표 배우자와의 공모하에 이 대표를 위해 사적인 용도로 유용되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이 대표가 그동안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관한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해온 것도 바로 이러한 진실을 회피해보고자 함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대변인은 "이제 이 대표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을 둘러싼 의혹 전모를 밝혀 법의 심판대 앞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양정 새로운미래 수석대변인 역시 "검찰의 300만 원 구형에는 미치지 못 했지만, 판결은 단순한 벌금형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이 정도의 판결이 나왔다는 것은 법원이 더 이상 정치적 외풍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선출직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공직자의 당선은 무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