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광복절 기념사에서 '광복절은 미국에 감사를 표하는 날'이라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의환 주뉴욕총영사가 지난달 말 외교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의환 주뉴욕 총영사는 13일(현지시각) 기자들에 배포한 '근거 없는 민주당 비난에 대한 총영사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주당의 근거 없는 정치공세로 총영사직을 사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결국 총영사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지난 10월 26일 외교부에 물러나겠다는 사의를 표명했고, 사표가 수리되면 공개하려 했었다며 "그러나 최근 민주당에서 총영사 비난을 위해 영부인까지 공격하는 것을 보고 현시점에서 총영사의 입장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김 총영사, 김 여사와의 관련성 부인했지만... "그의 팬"
김 총영사는 최근 야권이 제기한 김건희 여사와의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자신이 이끌던 공부 모임에서 김 여사가 팀장이었다는 주장은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김 총영사는 "영부인의 뛰어난 글로벌 전시기획 능력과 겸손한 자세에 반해 이후 그의 팬이 된 것도 사실"이라며 "영부인이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뉴욕총영사로 선임된 것은 국가보훈처와 UNDP 등에서의 경력을 갖췄기 때문이며,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반박했다.
앞서 김 총영사는 지난 8월 15일 뉴욕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행사에서의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김 총영사는 행사 당시 건국절 제정 운동을 비판한 이종찬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한 뉴욕시 주재 광복회 지부장의 발언을 듣고 "저런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길 듣고 있자니 내가 여기 앉아있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총영사는 "오늘은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깊이 새기며 일제 강점으로부터 해방을 가져다준 미국에 감사를 표하는 날"이라며 "대한민국 내부의 종북 좌파 세력들을 분쇄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김 총영사의 직위해제를 외교부에 건의하는 등 김 총영사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총영사의 뉴욕 부임 배경이 김건희 여사와의 인맥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김 총영사가 창립발기인으로 만들었던 '포럼 2020'(현재 '포럼 더 나은 미래')이 2010년 재편 과정에서 당시 코바나콘텐츠 대표였던 김건희 여사도 들어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