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가족들과 같은 이름을 가진 이들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 등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수백 건 작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이번 사건을 한 대표의 '온가족 드루킹 의혹'이라고 규정하면서 한 대표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지만 한 대표는 '당 차원의 법적 대응' 방침만 밝히고 있다.
14일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결국 한동훈 대표는 '온가족 드루킹 의혹'에 대해 어떤 해명도 못 했다"며 "당원 게시판에 756개의 글을 올린 게 가족들이 맞다고 인정한 셈"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아니면 아니라고 말하면 된다. 가족들에게 글 썼냐고 물어보는 게 어렵나"라며 "가족이 맞나, 아닌가. 예스(Yes), 노(No) 중에서 대체 뭔가"라고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자기 명의는 (실제 한 대표가 쓴 글이) 아니라고 하면서, 가족 명의는 부인하지 못 하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온가족 드루킹 의혹'이 사실이기 때문"이라며 "다른 당원들 정보는 마음대로 보면서, 한 대표 가족 정보만 확인할 수 없다는 법률자문위원회의 변명도 옹졸하고 구차하다. 의혹 몸통은 (한 대표의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저를 고발하라" 장예찬의 도발
장 전 최고위원은 또 "7월부터 최영옥(한 대표 장모 이름) 계정이 당원 게시판에 수백 개의 글을 올렸다. 9월부터 '1일, 3게시물' 제한 조치가 실행되자 더 많은 글을 올리기 위해 다른 가족들 계정도 동원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런 정황과 4명이 주로 같은 시간대에,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린 데 대해 친한계 누구도 해명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힘 없는 유튜버들만 고발하지 말고 '온가족 드루킹 의혹'을 말하는 저를 꼭 고발하라"며 "저를 고발하지 못 한다면 '온가족 드루킹 의혹'을 시인했다고 판단하겠다. 비겁하게 침묵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가족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몰아붙였다.
전날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당원 익명게시판에 '개 목줄' 등 비방 글을 올린 '한동훈'은 한동훈 당 대표와 무관하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그럼에도 계속 비방용 방송을 한 유튜버에 대해선 내일까지 시정하지 않을 경우 허위 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장 전 최고위원이 자신도 고발하라 대응한 것이다.
한 대표는 장 전 최고위원의 공격에 대해 주 위원장이 언급한 내용을 반복하는 것으로 사실상 입장 표명을 대신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 게시판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법률자문위에서 허위 사실에 대해 법적 대응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여러 가지 중요한 사안이 많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분열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