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테크의 건축물은 구조적 강도를 갖춘 것과 함께 건축의 최상위 기술인 모듈러 공법과 에너지 효율을 모두 갖췄습니다.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갖춘 회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광주광역시 대표 혁신기업 주식회사 이솔테크(대표 송종운)는 '에너지 솔루션 기술(ENERGY SOLUTION TECH)'이라는 회사 이름에 맞게 세계 최고의 에너지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준 높은 기술력은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5 혁신상'(CES 2025 Innovation Awards) 수상이 증명한다. 특히 올해 CES는 전 세계 170여 개국, 5000여 개 기업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곳에서 선보인 기술은 '다목적 신속 전개 확장 가능한 모듈러 음압병동'.
우수한 기밀 성능은 물론, 이로 인한 최상위 에너지 효율 등급을 갖춘 모듈러 건축물로, 언제든지 필요에 따라 컨테이너를 덧붙여 확장할 수 있고 철거한 뒤 다른 지역에 다시 설치해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할 수 있다.
이 모듈러 건축물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을 이솔테크가 개발하고 만든다.
뛰어난 기술만큼 이솔테크의 지난 12년간 성과와 수상 기록도 화려하다.
국내 최고의 조달 우수제품 인증, 국내 기업 최초 뉴질랜드 모듈러 공법 인증, 조달청 혁신제품 해당 항목 최초 선정 등 '최고', '최초'라는 수식어가 넘친다.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등 정부 부처의 연구개발(R&D) 과제에 참여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혁신 R&D 부분 어워즈 수상, 광주시 재난 안전 신기술 대상, 국무총리상 등도 수상했다.
최근에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24 사회문제 해결 R&D 26개 우수성과에 광주지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하지만 화려한 연구 성과와는 다르게 기업은 힘든 길을 걷고 있다.
"수많은 상과 인증을 받았는데, 공장 규모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땅도 팔고, 집도 팔고, 건물도 팔고, 빚만 늘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도 여전히 '외로운 혁신기업' 이솔테크 송종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송 대표와의 일문일답.
에너지 효율·
모듈러 공법을 갖춘 세계 최고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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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솔테크의 조립형 모듈 챔버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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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솔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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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듈러 공법의 개념과 이솔테크만의 장점은.
"모듈러 공법은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부어 짓는 공법과 달리 85% 이상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모듈을 공사 현장에서 설치하고 내·외장 마감 등을 진행한다. 공장에서 대부분의 건축 공정을 해서 만들기 때문에 규격화가 가능하고, 다양한 디자인과 형태로 변형할 수 있으며, 쉽고 빠르고 안전하게 설치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듈을 이어 붙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열, 기밀, 방수 등을 해결하는 게 과제다.
우리 기술은 이 숙제를 해결했다. 모듈 접합 기술력이 뛰어나 최고 수준의 기밀성을 갖춰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최상위 인증등급인 '1+++' 등급을 받았다. 에너지 절감 패널 공법과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3~4개의 복합 단열재를 최고의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보완적 방식으로 겹겹이 쌓아 기밀, 표면 접착력, 결로 방지 등의 문제를 풀었다.
이에 따라 여름철에 시간당 0.12㎾, 겨울철에는 0.22㎾의 전기만 사용할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높다. 지붕에 최대 6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하루 최대 8㎾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 에너지 자립형 모델을 다 갖췄다. 또한 구조적 강성이 높아 지금까지 판매한 제품 중 부품 교체나 고장 수리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
구조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 모듈 패킹(Packing) 결합 등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 세계 최초 이동형 비대면 진료소를 개발해 대박이 났다.
"그렇지 않다. 오히려 코로나 때 돈을 더 많이 썼다. 세계 최초 비대면 진료소를 개발했지만, 임상과 검증을 거치지 못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살만한 근거가 없었다. 광산구가 처음으로 설치하며 시발점이 됐고 전국 지자체에 납품하게 됐다.
하지만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였다. 이후 코로나19 대응 정책 변화에 따라 제품의 성능 보완에 힘썼다. 기존에 납품한 제품의 업그레이드도 진행하며 수억 원을 썼다. 심지어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뛰면서, 협력업체의 이윤을 생각하면 제품을 납품할수록 빚만 늘어가는 구조였다.
2022년 12월 조달 혁신제품으로 선정됐지만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다. 그동안 50억 원 정도 쓴 것 같다. 2640㎡(800평)이었던 공장 용지도 990㎡(300평) 규모로 줄었다."
12년 실패와 경험으로 쌓은 기술력, 따라오지 못하는 법제도
-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건가.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구조적 안정성, 에너지 효율은 물론 건축법을 준수하며 부품 하나하나를 생산하고 모듈러 건축물을 짓게 되면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누가 30~50% 더 비싼 모듈러 공법을 이용하겠나. 정부가 모듈러 공법을 가지고 있는 회사, 에너지 절감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에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관련 법이 기술력을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우리 회사 모듈러 건축물은 수백 번 이동해도 기밀을 유지하고 견고하며 안전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 실패와 경험으로 쌓아온, 건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건물을 멸실하고 재배치한다는 개념이 없어서 관련 법이 없다. 최소 성능의 구조적 안정성과 실험을 통해 이상이 없으면 재활용할 수 있는 법 마련이 필요하다."
- 기업은 매출이 중요한데 앞으로 출구가 있나.
"올해 말부터 숙박할 수 있는 농촌 체류형 쉼터가 도입된다. 기존의 '농막'은 연면적이 20㎡(6평) 이내이며 숙박도 불가능했지만 농촌 체류형 쉼터는 본인의 농지에 누구나 농지전용허가 등의 절차 없이, 연면적 33㎡(10평) 이내로 설치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23만 개의 농막이 있다고 한다. 그 시장이 7조 원 규모다. 우리 제품은 건축 허가용으로 캠핑장에도 나가 있다. 어른이나 아이들까지 모든 사람이 쾌적하게 쓸 수 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만큼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CES 2025' 혁신상 수상, 그런데 실증할 곳이 없다
- 'CES 2025'에서 조립형 모듈 챔버를 선보였다.
"고효율·고기밀 모듈러 기술에 급·배기 선택 분리 환기, 공조 일체형 빌트인 시스템 등 정보의료기술(IMT) 기능을 탑재한 '모듈러 의료 챔버'다.
평상시에는 일반 주택으로 쓰다가 코로나 등의 위기 상황 발생 시 차압 모듈러로 용도 변경할 수 있는 다목적 확장형 모듈러 건축물이다. 가변형 커넥터로 다른 지역에서 흩어져 쓰다가도 가져와서 음압병동으로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의 음압병동 가격이 3억 5000만 원 정도인데 우리 챔버는 1억 8000만 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기술력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큰 주목을 받았다."
- 의료 모듈러 건축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
"재난 안전이라는 사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단순히 시약 하나에 몰입하고 있는 구조다. 시약 회사는 말 그대로 시약을 만드는 것만 하지만 건축은 모든 산업의 메카이고 꽃이다.
가령 우리 회사는 '모듈러 의료챔버' 완제품을 만든다. 부품 하나하나, 단열재까지도 지역 중소기업 제품을 사용한다. 또 의료 건축에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들어간다. 지역에서 개발한 기술로 성장한 기업이 협력업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해외에서 수상하고 기술력을 인정받아도 실증할 곳이 없다. 국비를 받아서 와도 실증할 곳이 없다. 세계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이 사장되지 않도록 실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美 FDA 인증 획득 추진, 기술 가치 평가 뒤 투자 유치
- 앞으로의 계획과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인증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또 기술가치 평가를 받은 뒤 투자도 받으려고 한다.
모듈 구조물의 미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에너지 효율 및 건축물 재사용 등 ESG 경영까지 필수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친환경 건축산업 시장은 200조 원 이상으로 급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에너지 절감과 자원 재활용·친환경·안전성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제품을 꾸준히 만들고 싶다.
나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 필요한데 지역 인재들이 중소기업에는 오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함께 일하는 연구자의 역량을 올려주기 위해 다양한 교육을 지원하고 젊고 유능한 인력을 찾기 위해 투자하고 노력하겠다.
그리고 사회문제해결형 R&D 과제와 우수 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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