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수인분당선 야탑역에서 9월 23일 오후 경찰특공대가 순찰하고 있다. 9월 18일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3일 오후 6시에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 연합뉴스
지난 9월 18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야탑역 살인예고글'을 올렸던 작성자가 56일만에 경찰에 잡혔다. 그런데 작성자는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의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협박 글을 작성해 게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15일 밝혔다. 또한 경찰은 운영자 B씨 등 3명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방조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자신이 관리하는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야탑역 월요일 날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게시물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게시물은 캡처된 형태로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유포됐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역 주변에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순찰을 강화했다.
이들이 홍보하려던 사이트는 익명성을 표방하고 해외에 두고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트 내 불법 정보 공유, 음란사이트 링크 게시 등 여러 불법 행위를 통해 사이트 홍보와 방문자 증가를 꾀했다. 현재 해당 사이트는 폐쇄된 상태다.
경찰 "협박죄는 위해 실현할 생각 없더라도 고지하기만 하면 죄 성립"
ⓒ 박정훈
경찰은 관련 신고를 접수해 수사를 벌였으나 난항을 겪다가 국제 공조를 통해 수사의 실마리를 풀었다.
이후 경찰은 국제공조 수사와 압수수색, IP추적수사 등의 방법으로 B씨와 하위 게시판 관리자이자 살인예고글 작성자인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올린 게시글로 지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공권력 낭비가 심하게 일어났다"며 "협박죄는 실제 위해를 실현할 생각이 없더라도 고지하기만 하면 죄가 성립하는 만큼 어떤 이유로라도 함부로 흉기난동 글을 올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공권력을 낭비하는 협박글 게시자에 대해 모든 추적기법을 동원해 반드시 검거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