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민주당이 "명백한 정치 판결"이라며 법정 밖 반론을 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심 판결은 명백한 정치 판결"이라며 "검찰이 시작한 윤석열 정권의 대선 후보 죽이기, 정적 말살 시도에 판결로 화답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또 "검사는 이재명 대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만들고 조작 왜곡해서 기소했는데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판결했으니 제대로 된 판결일 수가 없다"라며 "민주당은 이어질 항소심에서 국민과 함께 진실을 밝히고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 동석한 민주당 법률위원장 박균택 의원은 1심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혐의에 대해 반론을 폈다.
[김문기 판결 반론] "조작된 사진을 조작됐다고 했을 뿐인데 유죄?"
박 의원은 먼저 이 대표가 해외 출장 중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말한 부분 유죄로 판단한 것에 대해 "이 대표는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쳤다, 안 쳤다는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과거 15명이 관광지에 가서 찍은 사진을 (국민의힘이) 3명(이재명·유동규·김문기)만 화면을 확대해 사진을 조작했다"며 "그걸 토대로 '셋이서 골프 친 사진'이라고 여론전을 펼쳤는데 이에 대해 (이 대표가) '그런 적이 없고 그 사진이 조작됐다'고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사진 조작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 부분만 판단하면 됐을 텐데 (법원이 이 대표가 골프를 친 적 없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공표한 걸로 굳이 해석 해서 골프 친 사실이 있으니 허위라고 인정하는 유죄 판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이 대표가 지난 2021년 12월 방송에 출연해 김 전 처장과 함께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이 조작됐다"고 한 발언을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보고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했다.
[백현동 판결 반론] "국토부 공문 11차례, 심리적 압박 근거 없지 않다"
박 의원은 또 다른 공소사실인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과 관련해 '국토부로부터 협박 받았다'는 발언에 대해 재판부가 전체 유죄로 판단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10월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를 상대로 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토부로부터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 변경을 해주지 않으면 문제 삼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균택 의원은 "당시 이재명 지사가 잘못 얘기한 건 하나도 없다"며 "(국토부의) 거듭된 요구로 (이 대표가) 심적 압박을 느낀 것이 과장되거나 정확하지 못한 표현일 수 있겠지만 근거 없는 얘길 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국토부가 11번에 걸쳐 지방이전 협조 공문을 보내왔고, 백현동 부지를 또다시 콕 집어 3번 더 공문을 보낸 만큼 "중앙정부로부터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수 있다"라는 것이다. 또 법적으로도 "용도 변경 관련법에 분명히 중앙정부의 요청에 협조할 의무가 규정돼 있다"며 "이것을 '의무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박 의원은 "부수적으로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르면 국정감사 과정에서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법 외에 국회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을 두고 있다"며 "그런데 (이날 법원은) 이재명 지사가 묻지도 않은 말을 하면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당시 속기록을 펼쳐보이며 "여기 보면, 서울시(를 상대로 한) 국감장에서부터 이재명 지사에 대한 공격 발언이 있었고 여러 의원들이 계속 해명을 요구하니까 그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 것"이라며 "이게 묻지도 않은 말에 거짓말을 한 것이냐"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이는 면책조항을 무시하는 판단이자, 내용과 상황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내린 심리로 수긍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