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균주의 사상가'인 독립운동가 조소앙이 중국 항주 피난 시기에 지은 책 중에 <유방집(遺芳集)>이 있다. "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오래도록 전한다"라는 '유방백세'의 뜻을 담아 1905년부터 1932년(집필시기) 까지의 민족수난기에 온몸으로 맞서 투쟁한 의열사 81명의 행적을 기록한 책이다.
1932년 한인애국단원 이봉창·윤봉길 두 의사의 처절한 투쟁과 거룩한 희생을 돌이키면서 피난지에서 집필한 이 책은 1932년 5월 15일 중국 난징의 대동학회에서 간행되었다. 놀라운 사실은 망명지에서 짧은 기간에 81명 의열사들의 행적을 어떻게 그토록 소상하게 자료를 찾아 기록할 수 있었는가 함이다.
서문인 <유방집 서>에서, 마한의 장수 주근이 백제군과 대항하다가 자결한 일을 한인의 고대독립전쟁의 하나의 유범이 되었다고 쓰면서, 신라의 박제상이 왜왕에게 굽히지 않고 요살당한 일을 상기하면서 이는 고대로부터 한민족이 의기를 잃지 않았음을 제시하였다. 또한 백제 계백 장군이 나당연합군을 맞아 처자를 미리 처리하고 싸움터에 나가 결사항전의 자세로 전투에 임한 일 등은 망사보국한 유풍이란 것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신라 김대문의 <화랑세기>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피력한다. 이 책(화랑세기)이 비록 전하고 있지 않지만, 이 책이 저술됨으로써 화랑정신이 민족사에 전해질 수 있었다고 기록하면서, 이런 뜻을 이어 <유방집>을 지음으로써 민족투혼이 우리 민족에게 영원토록 계승되기를 바란다는 의도임을 밝혔다.
책은 크게 6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중국인 황제민·강경권·민천배 등의 서문과 조소앙 자신의 <유방집 서>, 둘째는 중국인들의 휘호. 셋째는 조선족의 시조인 단군의 초상화, 의열사들의 사진, 훈민정음판의 사진 등 50여 점의 사진과 초상화를 수룩한 <조편>, 넷째는 1905년부터 1932년 사이에 전개된 <암살당요목표>, 여섯째는 1905년부터 1932년 사이의 의열사 등 81명의 <유방집>을 실었다. 이 부분이 책의 핵심이다.
의열사 부분은 다시 9개 부분으로 나누어 수록하였다.
열전 제1 : 민영환·조병세·홍만식·이상철·김봉학·송병선·이건석·이한웅·방종례
열전제2 : 최익현·이인영·이은찬·이강년·유인석·서상렬·허위·이광렬·이범윤
열전 제3 : 이상설·이 준
열전 제4 : 박승환·지홍윤·손재규·연기우·강기동·노희태·윤동섭·민긍호·박여성·전해산·심남일·기삼연·황중옥·신돌석·김수민·고원식·김석하·이진룡.
열전 제5 : 채응언·최재형·홍범도·백상규·김좌진·이남규
열전 제6 : 기산도·장인환·전명운·안중근·이재명·안명근
열전 제7 : 이범진·김석진·홍범직·김도원·황현·박성진·나인영
열전제8 : 강우규·박치의·임일룡·양근환·박 열·김익상·김상옥·문창숙·김지섭·김시현·이의준·김성범·송학선·이덕삼·이수홍·유택수·장진홍·나석주·조변운·조명하·최양옥
열전 제9 : 이봉창·윤봉길·이회영.
조소앙의 <유방집>은 1992년 대동학회가 아세아문화사에서 재간하였다. <해제>를 쓴 조항래 교수가 밝혔듯이 열전 중에 윤봉길전의 일부와 이회영전 전문이 낙장되었다. (주석 1)
주석
1> 김삼웅, <조소앙평전>, 92~93쪽, 채륜, 2017.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자주독립 의열사 열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